학교 로맨스: 창문 너머의 약속
나는 오늘도 교실 창가에 앉아 그를 기다린다. 점심시간마다 운동장에서 농구를 하는 그를 바라보는 것은 내 하루의 의식과도 같았다. 첫사랑은 언제나 창문 너머에 있었다.
봄바람이 교실 창문을 통해 들어와 내 책장을 흩트리자, 노트에 적어둔 시 한 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에게 전하고 싶은 단어들'이라는 제목의 시였다. 급히 주워 올리려는 순간, 옆자리의 민지가 먼저 그것을 집어들었다.
"이게 뭐야? 오, 이건..." 민지의 입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가 번졌다. "민준이한테 쓴 거야?"
내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세 학년을 같은 반에서 보내도 그에게 말 한번 제대로 건네지 못했다는 사실이 갑자기 너무 부끄러워졌다.
"그냥... 줘." 내가 더듬거리며 말했지만, 민지의 손은 이미 창문 너머로 향했다.
"야! 민준아! 여기 너한테 줄 게 있대!"
세상이 멈추는 것 같았다. 운동장의 모든 시선이 우리 교실 창문으로 향했고, 그중에는 그의 눈동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농구공을 든 채로 그가 천천히 교실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몸은 의자에 붙어버린 듯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심장은 교실에 울려퍼질 것처럼 격렬하게 뛰었다.
그가 창문 아래에 서자 민지는 내 시를 접어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날렸다. 비행기는 완벽한 포물선을 그리며 그의 손에 안착했다.
"누구 거야?" 그가 물었다.
민지는 내 등을 밀었다. 억지로 창가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의 눈과 내 눈이 처음으로 제대로 마주쳤다. 까만 눈동자에 내 모습이 비치는 것이 보였다.
"읽어봐도 돼?" 그가 물었다.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종이를 펴는 소리가 교실 안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 시간이 멈춘 듯한 침묵 속에서 그의 표정이 서서히 변했다.
몇 초 후,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오늘 방과 후에... 옥상에서 만날래?"
학교 종이 울렸다. 점심시간의 끝을 알리는 소리였지만, 내게는 무언가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처럼 들렸다.
옥상 문을 열고 나왔을 때, 그는 이미 와 있었다. 손에는 내 시가 들려 있었다. 노을빛이 그의 얼굴을 물들였다. 그는 내 시의 마지막 구절을 소리 내어 읽었다.
"창문 너머의 세계에서, 나는 언제나 너를 바라본다. 언젠가 같은 세계에 서게 될까."
그는 내 손을 잡았다. 우리 사이에 있던 창문은 이제 없었다. 처음으로 같은 세계에 선 우리의 그림자가 옥상 바닥에 길게 늘어졌다. 학교의 모든 창문이 노을빛으로 물들어갈 때, 우리의 첫 번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