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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학교

학교 로맨스: 우리가 배우지 못한 감정의 교과서

누군가의 인생이 바뀌는 순간은 종종 평범한 화요일 오후에 찾아온다. 교실 창가에 앉아 나는 햇빛에 반짝이는 그의 검은 머리카락을 바라보고 있었다. 17년 동안 같은 학교를 다니며 서로의 존재를 알았지만, 우리는 진짜 서로를 본 적이 없었다.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 교실은 소음으로 가득 찼다. 분필 가루가 공중에 떠다니는 공기, 지워진 칠판에서 나는 미세한 먼지 냄새, 책상 모서리에 새겨진 수십 개의 낙서들. 이 모든 것이 평범했다. 하지만 그날만큼은 달랐다. 국어 선생님이 학기 과제를 발표했을 때부터.

"둘씩 짝을 지어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에세이를 작성하세요."

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며 종이 조각들을 흔들었다. "공정하게 추첨하겠습니다."

운명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다. 그의 이름과 내 이름이 같은 종이에 적혀 있었다. 민준, 내가 7년 동안 몰래 좋아했던 소년. 그는 교실 앞쪽에서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고, 형식적인 미소를 지었다. 내 심장은 책상 위에서 뛰어나갈 기세였다.

도서관에서의 첫 만남은 어색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몰랐다. 민준은 자기 다리를 계속 떨었고, 나는 연필을 돌리다 두 번이나 떨어뜨렸다. 그러다 갑자기 그가 물었다.

"너는 왜 항상 수업 시간에 창밖만 바라봐?"

나는 놀랐다. 그가 나를 관찰했다는 사실에. "그걸 어떻게 알아?"

"7년 동안 같은 교실에 있었잖아. 너는 항상 세상이 저 창문 너머에 있는 것처럼 바깥을 봐."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이 바뀌었다. 우리는 서로를 인터뷰하는 대신 진짜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의사가 되고 싶지만 미술을 사랑한다는 것, 부모님의 기대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숨겨왔다는 것. 나는 내 이야기를 했다. 별을 보며 꿈꾸는 것, 작가가 되고 싶다는 것, 그리고 그를 7년 동안 좋아했다는 것을 제외한 모든 것.

일주일 동안 우리는 도서관, 옥상, 교정 벤치에서 만났다. 그는 내게 자신의 스케치북을 보여주었고, 나는 그에게 내 시를 읽어주었다. 마지막 날, 그는 자신이 그린 내 초상화를 내밀었다. 그림 속 나는 창가에 앉아 있었지만, 바깥이 아닌 교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그림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쓰여 있었다: "가끔은 찾던 것이 이미 눈앞에 있을 때가 있어."

우리의 에세이는 A+를 받았다. 선생님은 우리가 서로에게서 배운 것들에 감동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배운 것은 교과서에 없는 것들이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수업은 종종 교실 밖에서, 아니 어쩌면 교실 안에서도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곳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졸업이 다가오는 지금, 나는 더 이상 창밖을 바라보지 않는다. 대신 옆자리에 앉은 민준을 본다. 그리고 가끔, 그도 나를 바라본다. 학교는 곧 끝나지만, 우리의 로맨스는 이제 막 첫 장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