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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맛집

맛집에서 피어난 로맨스

그는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았다. 창가에서 세 번째, 주방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테이블. 그곳에서 나는 그를 일 년 동안 지켜봤다.

우리 가게 '달빛식탁'은 이 도시에서 숨겨진 맛집으로 불리지만, 그에게는 뭔가 다른 의미가 있는 듯했다.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그는 검은색 코트를 입고 나타나 혼자 식사를 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자리는 그의 것이었다.

"오늘도 카르보나라 파스타에 레드와인 한 잔이요."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 조용했지만, 주문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었다.

나는 요리사이자 주인으로서 가끔 테이블을 돌며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그의 테이블에 가면 항상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그의 눈동자는 깊은 우물처럼 무언가를 품고 있었다.

"오늘 파스타는 어떠세요?" 내가 물으면 그는 미소지었다.

"매번 처음 먹는 것처럼 완벽해요."

어느 비 오는 금요일 밤, 그가 평소보다 늦게 왔다. 빗물에 젖은 코트를 벗으며 그가 말했다. "오늘은 다른 메뉴를 추천해주시겠어요?"

나는 그날 특별히 준비한 트러플 리조또를 권했다. 그가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가게는 어느새 한가해졌다. 마지막 손님이 나가고, 그만 남았을 때, 나는 용기를 내어 그의 테이블에 앉았다.

"일 년 동안 매주 같은 음식을 드셨는데, 오늘은 왜 다른 걸 선택하셨나요?"

그의 눈에서 처음으로 감정이 일렁였다. "오늘은 그녀의 1주기입니다. 아내가... 이곳에서 마지막 식사를 했어요. 카르보나라 파스타였죠."

내 가슴이 무너졌다. 그가 일 년 동안 같은 자리, 같은 음식을 고집한 이유가 그것이었다.

"아내는 당신의 요리를 세상에서 가장 좋아했어요. '이 맛집은 우리의 비밀'이라고 했죠. 오늘은... 이제 새로운 추억을 만들 용기가 생겼어요."

나는 그날 밤 그와 함께 식사했다. 그리고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6개월 후, 그는 더 이상 혼자 오지 않았다. 우리는 함께 왔다. 그리고 그의 아내가 좋아했던 바로 그 자리에서, 우리는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갔다.

때로는 맛집이, 때로는 로맨스가 사람을 치유한다. 하지만 가끔은, 맛집에서 피어난 로맨스가 두 개의 상처받은 마음을 다시 이어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