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로맨스: 웃음이 사랑을 부르다
사랑이 시작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내 경우엔 그가 내 머리에 새우깡을 쏟은 순간이었다. 사무실 엘리베이터에서 그의 간식 봉지가 터졌고, 노란 과자 조각들이 내 검은 정장과 머리카락 위에 꽃가루처럼 흩뿌려졌다. 우리의 눈이 마주쳤을 때, 그의 표정에서는 공포와 당혹감, 그리고 웃음을 참으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동시에 읽혔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해요!" 그가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며 허둥지둥 말했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가 내 머리에서 새우깡을 털어내는 동안, 나는 웃음을 참으려 입술을 깨물었다. 왜인지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 황당한 상황이 묘하게 반가웠다. 최근 들어 일상이 너무 지루했으니까.
"중요한 미팅 가는 길인데," 내가 말했다. "새우향 퍼퓸은 계획에 없었는데요."
그가 잠시 얼어붙었다가, 내 농담에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정장에 새우깡 액세서리가 유행이라던데요."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민석과 나. 첫 만남이 재앙이었기에 두 번째 만남은 반드시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그의 논리로 커피 한 잔을 사게 되었다. 그리고 그 커피 한 잔이 저녁 식사로, 주말 데이트로, 그리고 매일 밤 서로에게 보내는 웃긴 밈으로 이어졌다.
민석은 내가 만난 남자들과 달랐다. 그는 항상 웃음을 찾았고, 일상의 작은 순간들에서 재미를 발견했다. 우리는 심각한 대화조차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결혼을 이야기할 때도, 그는 "새우깡이 아닌 꽃잎을 뿌리는 식으로 프러포즈할게요"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로맨스가 늘 재미있을 수는 없었다. 현실은 때때로 우리를 옥죄었다. 민석의 회사가 부도났고, 내 아버지는 갑작스러운 병으로 입원했다. 웃음이 사라지자, 우리 사이에 낯선 정적이 찾아왔다.
어느 비 오는 저녁, 병원 대기실에서 지친 채 앉아있을 때였다. 민석이 커피 두 잔을 들고 와서는 자리에 앉았다. 그의 주머니에서 뭔가 떨어졌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작은 새우깡 한 조각. 그는 그것을 집어 내게 건넸다.
"행운의 새우깡입니다. 첫 만남 기념으로 간직해왔어요."
우리는 병원 복도에서, 의사들이 분주히 오가는 그 심각한 공간에서 미친 듯이 웃었다. 웃음이 끝나자 눈물이 흘렀다. 슬픔도, 기쁨도 아닌, 그저 함께하는 순간의 진실된 감정이었다.
오늘, 우리 결혼식 날. 민석은 약속대로 꽃잎을 뿌렸다. 그러나 내가 모르게 꽃잎 사이에 몇 개의 새우깡을 섞어두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인생은 로맨스와 재미가 완벽하게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는 것을, 그와 함께하며 배웠다. 그리고 가끔은, 가장 우스꽝스러운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