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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초콜렛

달콤한 로맨스의 초콜렛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달콤한 순간은 언제나 가장 쓴 초콜릿과 함께였다. 민지는 쇼콜라티에로 일한지 7년째, 손님들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초콜릿을 만들면서도 정작 자신의 마음속에는 달콤함이 부족했다. 그녀의 매장 '미드나잇 코코아'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했지만, 그녀 자신은 언제나 혼자였다.

"85% 다크 초콜릿에 라즈베리 가나슈를 채운 트러플 12개요." 눈앞의 남자는 그녀가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주문을 받는 손님이었다. 검은 머리에 뿔테 안경을 쓴 그는 항상 책을 읽으며 주문을 기다렸다. 그의 손가락이 책장을 넘기는 모습에서 묘한 리듬감이 느껴졌다.

민지는 초콜릿을 상자에 담으며 물었다. "누군가를 위한 선물인가요? 매일 같은 초콜릿을..."

"아뇨, 제가 먹어요." 그의 목소리는 다크 초콜릿처럼 진하고 쌉싸름했다. "단 것보다 쓴 것이 진짜 달콤함을 알게 해주니까요."

그날 밤, 가게를 닫으려던 민지는 카운터 위에 놓인 책 한 권을 발견했다. 표지에는 'Ex Libris 서준'이라는 이름표가 붙어있었다. 민지는 조심스럽게 책을 펼쳤다. 페이지 사이사이에 얇은 초콜릿 종이가 책갈피처럼 끼워져 있었고, 각 종이에는 짧은 글귀들이 적혀 있었다.

'초콜릿은 말을 대신한다. 내가 하지 못한 모든 말들을.'

다음날, 서준이 나타났을 때 민지는 그에게 책을 돌려주며 직접 만든 초콜릿 하나를 건넸다. 그것은 그녀가 처음으로 만든 실험작이었다. 쓴 다크 초콜릿 속에 달콤한 라즈베리 퓨레와 살짝 매운 칠리 오일이 숨겨져 있었다.

"이건... 뭐죠?" 서준이 물었다.

"당신의 주문에 제 이야기를 더했어요. 겉으로는 쓰지만, 안에는 달콤함과 약간의 열정이 있어요." 민지의 얼굴이 붉어졌다.

서준은 천천히 초콜릿을 입에 넣었다. 그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는 것은 마치 해가 뜨는 것을 보는 것과 같았다. "완벽해요," 그가 말했다.

그날 밤, 가게를 닫은 후 그들은 주방에서 함께 초콜릿을 만들었다. 서준의 손이 민지의 손을 감쌌을 때,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인생이 초콜릿보다 더 달콤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때로는 가장 쓴 맛 속에 가장 진한 달콤함이 숨어 있듯이, 가장 예상치 못한 곳에서 로맨스가 피어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