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로맨스: 우리는 서로 다른 우주에서 왔다
"그가 내 커피에 설탕을 넣는 순간, 난 모든 것을 알았다. 우리는 절대 맞지 않을 거라고." 나는 친구들에게 말했지만, 그들은 웃기만 했다. INFP인 나와 ESTJ인 그가 어떻게 맞을 수 있을까? 우리는 서로 다른 우주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데이트 앱에서 프로필을 넘기다 멈춘 건 그의 눈 때문이었다. 깊고 진지한 갈색 눈, 그리고 그 아래 적힌 'ESTJ'. 내가 아는 모든 ESTJ는 계획표대로 움직이는 로봇 같은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호기심이 이겼고,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했다.
첫 만남. 그는 정확히 7시에 도착했다. 나는 뛰어서 10분 늦게 도착했다. 그의 입가에 살짝 떠오른 미소가 내 죄책감을 덜어주었다. "INFP답네요." 그의 첫 마디. 난 얼굴이 붉어졌다.
카페에서 그는 커피를 주문하며 나에게도 물었다. "아메리카노요, 블랙으로." 하지만 그는 내 말을 듣지 않고 설탕 두 스푼을 넣었다. "달달한 게 더 어울려요." 그의 말에 나는 속으로 눈을 굴렸다. 전형적인 ESTJ, 자기 방식대로만.
우리의 대화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그는 5년 계획을 물었고, 나는 "내일 아침에 무엇을 먹을지도 모르는데요"라고 대답했다. 그는 실용적인 이야기를 했고, 나는 꿈과 가능성에 대해 말했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쓰는데 전혀 다른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세 번째 데이트, 영화관. 그는 미리 티켓을 예매했고 팝콘과 음료까지 준비했다. 나는 막상 다른 영화가 보고 싶어졌지만, 그의 계획을 망치고 싶지 않아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그가 내 손을 잡았을 때, 이상한 안정감이 느껴졌다.
넷째 주, 그의 아파트. 깔끔하게 정리된 그곳에서 나는 불안했다. 내 집은 창의적 혼돈이라는 이름의 엉망진창이었으니까. 저녁을 만들며 그가 물었다. "설탕 넣은 커피, 사실 맛있었죠?" 나는 고개를 저었다. "끔찍했어요." 그제서야 그는 웃음을 터트렸다. "알고 있었어요. 그냥 당신의 고집을 시험해본 거예요."
여섯 번째 달,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내 감성을 답답해했고, 나는 그의 계획성에 숨이 막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는 계속 만났다. 그는 내 혼돈에 질서를 가져왔고, 나는 그의 세계에 색채를 더했다.
일 년이 지난 어느 날, 그가 물었다. "우리 MBTI가 정반대인데 어떻게 이렇게 된 거 같아?"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우리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있었다. 내가 꿈을 꾸면 그는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 그가 너무 현실적이면 내가 그를 상상의 세계로 데려갔다.
MBTI는 우리를 정의하지 않았다. 그것은 단지 시작점이었을 뿐. 로맨스란 결국 서로 다른 우주에서 온 사람들이 함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오늘, 그가 또 내 커피에 설탕을 넣었지만, 이번엔 내가 웃으며 받아들였다. 가끔은 단 맛도 나쁘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