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보드게임공포

보드게임의 밤: 열두 번째 턴의 공포

주사위가 테이블 위에서 멈췄을 때, 방 안에 흐르던 웃음소리가 갑자기 끊겼다. 열두 번째 턴이었다. 아무도 그 숫자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리 모두는 알고 있었다.

"6과 6," 민수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촛불이 흔들렸고, 그의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가 기괴하게 춤을 췄다.

우리는 중고 가게에서 발견한 이 앤티크한 보드게임을 하기 위해 모였다. 게임 박스에는 '운명의 12면체'라고만 적혀 있었다. 규칙은 단순했다. 주사위를 굴리고, 말을 움직이고, 카드를 뽑는다. 하지만 열두 번째 턴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지영이 떨리는 손으로 카드를 뒤집었다.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현실이 됩니다'," 그녀가 카드에 적힌 글을 읽었다. 우리는 모두 웃으려 했지만, 어색한 미소만 지어졌다.

그때 전등이 깜빡이더니 꺼졌다. 촛불만이 우리 네 사람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테이블 위 게임 보드에서 미세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우리의 말들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장난하지 마," 성준이 긴장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누가 테이블을 흔든 거야?"

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보드에서 일어나는 일에 시선을 고정했다. 말들이 보드의 가장자리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멈췄다. 게임 보드의 가장자리에서 검은 액체가 흘러나왔다. 잉크처럼 보이지만, 더 진하고 끈적거렸다.

지영의 비명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그녀의 손가락이 변하고 있었다. 마치 오래된 나무처럼 갈라지고 뒤틀렸다. 그녀가 게임에서 선택했던 말의 형태를 닮아가고 있었다.

나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나 내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일 수 없었다. 내 다리는 마치 보드게임의 플라스틱 말처럼 단단해지고 있었다. 나머지 친구들도 같은 상황이었다.

창문 밖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히는 소리가 마치 누군가가 웃는 것처럼 들렸다. 민수가 소리쳤다. "끝내자! 이 게임을 당장 끝내야 해!"

성준이 게임 박스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처음으로 박스 바닥에 작게 적힌 경고문을 발견했다. '게임은 모든 플레이어가 변형될 때까지 계속됩니다'.

방 안의 공기가 차가워졌다. 촛불이 끊임없이 흔들렸고, 우리의 그림자는 벽에서 독립된 생명체처럼 움직였다. 나는 내 손가락이 하나씩 뻣뻣해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모두 이 게임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누군가가 중고 가게에서 '운명의 12면체'를 발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열두 번째 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할 텐데. 하지만 그들은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