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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오컬트

보드게임의 오컬트적 초대: 검은 폰의 규칙

빈티지 보드게임 상자에서 나온 검은 폰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리암의 아파트 전등이 모두 한 번에 깜빡였다. 그는 이것이 단순한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생에는 우연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미드나이트 체스'라... 할아버지 유품 정리하다 나온 건데, 한 판 할래?" 리암이 친구 제이미에게 물었다. 그들은 낡은 체스 보드를 펼쳤고, 이상하게도 말은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규칙서는 너무 바래서 거의 읽을 수 없었지만, 마지막 페이지에는 선명한 글씨로 경고문이 적혀 있었다. '게임이 시작되면 반드시 끝내야 한다'.

첫 수를 둔 순간, 리암은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창문 밖으로는 이전에 볼 수 없던 짙은 안개가 아파트 단지를 감싸고 있었다. 제이미가 말을 움직일 때마다 보드 위에서 희미한 붉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거... 좀 이상한데?" 제이미가 중얼거렸다. 그는 말을 잡으려다 손가락에 작은 상처를 입었고, 피 한 방울이 보드에 떨어졌다. 그 피는 마치 보드에 흡수되듯 사라졌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주변 현실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벽에 걸린 시계는 거꾸로 돌아갔고, 전화기에서는 아무도 받지 않는 통화음이 흘러나왔다. 가장 불안한 것은 누군가 그들의 게임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시야 가장자리에서 움직이는 그림자. 귓가에 들리는 희미한 속삭임.

"체크." 리암이 말했을 때, 그의 목소리는 마치 다른 사람의 것처럼 들렸다. 제이미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우리... 이 게임을 끝내야 해."

제이미의 붉은 왕이 쓰러지는 순간, 방 안에는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두 친구는 홀린 듯이 보드와 말을 상자에 다시 넣었다. 상자를 닫자마자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온도, 안개, 시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음 날 아침, 리암은 제이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젯밤에... 뭔가 이상한 일 있었지?" 그러나 제이미는 체스 게임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오히려 두 사람이 포커를 쳤다고 확신했다.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리암은 '미드나이트 체스' 상자를 다시 열어보았다. 그리고 그는 숨을 멈췄다. 검은색과 붉은색이었던 말들이 이제는 검은색과 흰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그가 가장 마지막에 만졌던 검은 폰에는, 작은 지문 모양의 붉은 얼룩이 선명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규칙서의 마지막 페이지. '다음 게임은 당신의 차례입니다.'라는 문장이 제이미의 필체로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