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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포

사진 속 공포: 셔터가 담은 것

셔터 소리가 울리는 순간, 내가 찍지 않은 무언가가 사진에 담겼다. 어두운 촬영실에서 현상액이 스며드는 인화지를 바라보며 나는 숨을 참았다. 처음엔 그저 희미한 얼룩으로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매 장마다 선명해지는 그것은 분명 내가 의도하지 않은 무언가였다.

습기 찬 현상실의 붉은 조명 아래, 나는 벽에 걸린 사진들을 살펴보았다. 할머니 생신 파티, 조카의 첫 생일, 친구들과의 여행. 모든 사진 속 구석진 곳에는 같은 형체가 있었다. 깊은 그림자처럼 희미하게 시작했지만, 이제는 맨 뒷줄에 서 있는 사람의 형태로 또렷해졌다. 검은 코트에 푸른빛이 도는 창백한 얼굴. 그리고 미소—내 사진을 보는 이가 누구든 등골이 오싹해질 터무니없이 넓은 미소.

"누구세요?" 빈 공간을 향해 속삭였다. 당연히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 날, 나는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기로 했다.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사진관의 주인 김 노인은, 내 사진들을 하나하나 꺼내 보더니 이마에 진땀을 흘렸다. "이건 '동행자'라는 현상이오. 가끔 카메라가...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을 포착하곤 하지."

그날 밤,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가로등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사진 속 그 존재가 나를 따라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내가 무언가를 보았거나, 알고 있기 때문일까?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었을 때, 희미한 셔터 소리가 들렸다.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순간 등 뒤로 한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깨달았다—내가 찍은 게 아니라 누군가가 나를 찍고 있었던 거라고.

책상 위에 놓인 내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메모리 카드에는 내가 찍지 않은 수백 장의 사진이 있었다. 내 방, 내가 잠든 모습, 내가 샤워하는 모습, 내가 먹는 모습... 모든 순간이 카메라에 담겨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에서 나는 지금 내가 앉아있는 책상에 앉아 카메라를 보고 있었다. 사진 속 창문에 비친 내 뒷모습에는 검은 코트를 입은 형체가 서 있었다.

뒤를 돌아보려던 찰나, 또 한 번 셔터 소리가 울렸다. 창백한 푸른 빛이 방 안을 가득 채웠고, 이제 내가 누군가의 사진 속에 영원히 갇힐 것이라는 걸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