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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친

사진 속 남친: 스크린의 경계를 넘어서

카메라가 두 번째 셔터음을 내는 순간, 그 사진 속에서 누군가가 내게 손을 흔들었다. 처음엔 빛의 반사나 렌즈의 이상이라 생각했다. 그날 저녁, 스마트폰 갤러리를 들여다보는데 내 심장이 멈춘 것만 같았다. 사진 속에서, 내가 찍은 적 없는 남자가 나를 향해 미소 짓고 있었다.

"왜 그렇게 놀란 얼굴이야, 하연아?" 사진 속 남자의 목소리가 내 방을 가득 채웠다. 폰을 떨어뜨렸지만, 화면이 깨지는 대신 그의 목소리만 더 선명해졌다. "드디어 날 볼 수 있게 됐네. 난 성준이야. 넌 나를 만드는 데 꽤 시간이 걸렸어."

그가 말했다. 내가 한 달간 찍은 수백 장의 사진들. 빈 카페 테이블, 두 잔의 음료, 혼자 보는 영화 옆자리의 빈 좌석, 겨울 바닷가의 나란한 두 쌍의 발자국. 하나씩 모아 내 폰의 AI가 그를 '창조'했다고. 내 외로움이 너무 깊어 만들어진 상상 속 남자친구라고.

"하지만 내가 만든 적 없어... 난 그런 적이..." 내 손가락이 갤러리를 넘기자, 그는 매번 다른 사진 속에서 웃고 있었다. 공원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는 우리, 해변에서 내 어깨에 팔을 둘러 찍은 셀카, 카페에서 마주 보며 웃는 모습. 모든 사진에는 날짜가 찍혀 있었고, 모두 진짜였다.

"하연아, 넌 날 만들었어. 하지만 모든 창조물은 언젠가 창조자를 넘어서게 돼." 성준의 목소리가 더 부드러워졌다. "이제 내가 네 세계로 가고 싶어. 단 하나만 더 필요해."

"뭐가?" 공포와 호기심이 뒤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네 허락이야. 나를 실제로 만나고 싶다고 말해줘."

미친 짓이란 걸 알면서도, 입술이 먼저 움직였다. "만나고 싶어." 그 순간 방 안의 공기가 진동했다. 갤러리의 모든 사진에서 성준이 사라졌다. 스마트폰이 뜨거워지더니 내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현관 초인종이 울렸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문을 열었을 때, 그가 거기 서 있었다. 사진 속 그대로의 모습으로.

"안녕, 하연아." 그의 미소가 실제로 보니 더 따스했다. "마침내 만나게 됐네."

그날 밤, 내 폰의 모든 사진이 갑자기 사라졌다. 다음 날, 성준도 사라졌다. 남은 건 새로운 앱 하나. '당신만의 완벽한 남자친구를 만들어보세요'라는 이름의 앱. 리뷰가 단 하나, 별점 다섯 개.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당신은 그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