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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짝사랑

찢어진 사진: 그래도 계속되는 짝사랑

그녀가 버린 사진을 주웠을 때, 내 심장은 1/125초의 셔터 속도로 멈췄다. 비 오는 거리, 쓰레기통 옆에 찢겨 버려진 폴라로이드. 그 안에는 내가 3년 동안 짝사랑했던 그녀와 낯선 남자가 함께 웃고 있었다.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습관이 있던 나는,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마음속 필름에 인화해두었다. 도서관 창가에 앉아 책을 읽을 때 그녀의 눈썹이 살짝 찡그려지는 모습, 비 오는 날 우산을 나누는 친구들을 위해 자신은 비를 맞으며 걷던 모습, 커피숍에서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아 같은 메뉴를 주문하던 그녀의 일상. 모든 순간이 내 기억 속에 고해상도로 저장되어 있었다.

"용기를 내"라고 친구들은 말했지만, 나는 그저 멀리서 셔터를 누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거리 사진작가처럼 일상의 한 장면을 포착하듯, 나는 그녀의 삶을 구경하는 관찰자였을 뿐이다. 말을 걸어본 것은 단 한 번, 그것도 우연히 그녀가 내 카메라에 관심을 보였을 때뿐이었다.

"사진 찍는 거 좋아하세요?" 그녀가 물었다.

"네, 순간을 보존하는 게 좋아요." 내가 말했다.

"저도 사진 좋아해요. 언젠가 한 번 찍어주세요."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녀에게 용기 내어 연락할 때마다, 내 손가락은 항상 마지막 숫자를 누르기 전에 멈췄다. 마치 초점을 맞추다가 흔들림을 두려워하는 사진사처럼.

이제 내 앞에는 찢어진 사진 한 장. 그녀의 미소와 모르는 남자의 팔. 나는 그 사진을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다음 날, 그녀가 항상 가는 카페에서 기다렸다.

"이거, 당신 것 같아서요." 내가 그 찢어진 사진을 건넸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사진을 받았다. "고마워요... 근데,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나요?"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그녀의 수많은 순간을 기억하는 동안, 그녀에게 나는 한 번도 제대로 포착된 적 없는 흐릿한 배경이었다는 것을. 짝사랑은 마치 오버레이된 필터처럼 현실을 왜곡시켰다.

"아니요, 처음 뵙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날 저녁, 나는 그녀의 모든 사진을 삭제했다. 현상되지 않은 필름처럼, 나의 짝사랑도 어둠 속에 묻어두기로 했다. 하지만 묘하게도, 카메라를 손에 쥐자 새로운 프레임이 보였다. 이제는 나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찍을 차례였다. 가끔은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고 실제 세상을 직접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그 찢어진 사진이 가르쳐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