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공포: 어둠 속에서 살아남기
침묵은 때때로 가장 큰 소리를 낸다. 나는 그 진실을 폐쇄된 지하철역에서 홀로 숨을 죽이며 깨달았다. 정전이 시작된 지 4시간. 휴대폰 배터리는 15%. 그리고 무언가가 어둠 속에서 우리를 쫓고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시스템 오류라고 생각했다. 지하철이 갑자기 멈추고, 불이 꺼지고, 안내방송이 끊겼을 때도. 승객들은 처음엔 짜증을 냈고, 이내 웃음과 대화로 상황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 웃음소리가 공포의 비명으로 바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쇳소리 같은 긁히는 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누군가의 비명이 터져 나왔고, 이내 모두가 패닉에 빠졌다. 나는 본능적으로 열차 맨 끝으로 움직였다. 내 앞에서 세 명의 승객이 무언가에 끌려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들의 발이 바닥을 긁는 소리, 그리고 마지막 숨소리가 어둠에 삼켜졌다.
내 손에는 우연히 집어든 깨진 유리병이 전부였다. 온몸의 땀이 차갑게 식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녹슨 철과 뭔가 달콤하고 썩은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 냄새... 내가 의대생 시절 경험했던 부검실의 그것을 떠올리게 했다.
처음 열차에 탔던 23명 중 지금 내 주변에 남은 사람은 4명뿐이다. 노인, 임신한 여성, 무서움에 떠는 청년, 그리고 계속해서 뭔가를 계산하고 있는 정장 차림의 남자.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살아남기 위한 무언의 협약을 맺었다.
"그것은 소리를 쫓아요," 정장 남자가 마침내 속삭였다. "모든 소음이 멈추면 다음 목표물을 찾기 위해 움직이죠. 우리는 적당한 소음을 계속 만들되, 너무 큰 소리는 내지 말아야 해요."
우리는 돌아가며 작은 소리를 냈다. 손가락으로 바닥을 두드리거나, 작게 콧노래를 부르거나. 그러나 임신한 여성의 진통이 시작됐을 때, 우리의 계획은 무너졌다. 그녀의 신음소리가 점점 커졌고, 우리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정장 남자가 먼저 움직였다. "내가 유인할게요. 당신들은 비상구로 가세요." 그의 눈에서 체념과 결단이 보였다. 그는 자신의 넥타이를 풀며 미소지었다. "인생은 결국 선택의 연속이죠. 저는 제 선택을 했습니다."
그가 소리를 내며 반대편으로 뛰어가자,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빠르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그 틈을 타 비상구로 향했다. 마지막 순간, 뒤돌아보니 그의 휴대폰 불빛만이 멀리서 깜빡이다 사라졌다.
지금, 나는 이 메모를 남기고 있다. 배터리는 3%. 우리 중 살아남은 건 나뿐이다. 생존이란 때로는 가장 큰 공포를 마주하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나는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한다. 불빛을 끄고 침묵 속에 숨을 것인가, 아니면 소리를 내며 다른 누군가에게 기회를 줄 것인가. 배터리가 곧 다 되어간다. 선택해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