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과 짝사랑: 끝나지 않는 겨울
그녀의 호흡이 차가운 공기 속에 흰 연기로 피어오를 때마다, 내 심장은 두 번씩 뛰었다. 한 번은 그녀를 위해, 한 번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폭설로 고립된 산장에서 열다섯 번째 날이 지나고 있었다. 구조대의 무전기 소리는 사흘 전부터 들리지 않았고, 식량은 이제 겨우 이틀치가 남아있었다. 처음엔 여덟 명이었던 우리는 이제 둘뿐이었다. 나와 유진. 다른 이들은 눈사태로 인한 붕괴 사고로 잃었다.
"재호야, 또 나만 쳐다보고 있어?" 유진이 흙빛 담요를 어깨까지 끌어올리며 웃었다. 그녀의 입술은 탈수 증상으로 갈라져 있었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
"난... 그냥..." 시선을 돌리며 어색하게 웃었다. 그녀에게 세 번의 겨울 동안 품어온 마음을 여기서, 이런 상황에서 고백할 수는 없었다.
창밖은 하얀 세상이었다. 눈송이들이 창문에 부딪혀 녹아내릴 때마다 '틱, 틱' 소리가 났다. 마치 우리의 남은 시간을 세는 시계 같았다.
"내일 아침에 내가 물을 찾아볼게." 유진이 말했다. "넌 여기서 불을 지켜."
"안 돼." 목소리가 떨렸다. "내가 갈게. 너는 여기 있어."
"왜? 내가 더 약해 보여?"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그 눈빛에 숨겨진 무언가가 내 가슴을 쥐어짰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말을 잇지 못했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네가 죽으면 나도 살고 싶지 않다고? 너를 사랑하지만 생존이 우선이라고?
그날 밤, 우리는 마지막 남은 통조림을 나눠 먹었다. 유진의 손가락이 내 손에 스쳤을 때, 온기가 전해졌다. 영하 20도의 산장에서 유일하게 따뜻한 것.
"재호야, 우리가 여기서 나가면..." 그녀가 말을 멈추고 창밖을 바라봤다. "아니, 나가게 되면 뭐가 가장 하고 싶어?"
그 순간이었다. 말해야 했다. "너와 함께..."
갑자기 천장에서 눈과 얼음 덩어리가 무너져 내렸다. 유진이 비명을 질렀다. 나는 반사적으로 그녀를 감싸 안았다.
눈보라가 우리를 감쌌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공포는 사라졌다. 대신 명료함이 찾아왔다. 겨우살이처럼 위태롭게 매달린 생존과 짝사랑, 그 둘 사이에서 나는 드디어 선택했다.
"유진아, 널 사랑해." 숨이 멎을 것 같은 추위 속에서 내 고백은 따뜻했다. "우리 살아서 나가자. 그리고 내 고백에 대한 답을 들려줘."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눈물이 얼기 전에, 그녀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 그 순간, 멀리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렸다. 생존과 사랑, 우리는 둘 다 놓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