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교실: 학교에서의 마지막 시험
교실 벽시계가 멈춘 건 오후 2시 37분이었다. 나는 그때 창가에 앉아 수학 시험지를 노려보고 있었다. 침묵 속에서 연필 끄적거리는 소리와 간간이 들리는 한숨만이 공기를 채웠다. 그러다 갑자기 찾아온 어둠과 함께 모든 것이 변했다.
"움직이지 마세요. 모두 자리에 앉아 있으세요." 김 선생님의 목소리가 떨렸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비정상적으로 붉었고, 학교 운동장에서는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방송실에서 긴급 안내가 흘러나왔다. "모든 학생들은 교실에 머물러 주십시오. 이것은 훈련이 아닙니다. 반복합니다. 이것은 훈련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시험 중 벌어진 이벤트라도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김 선생님이 문을 잠그고 창문을 가릴 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그의 손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선생님, 무슨 일이에요?" 담임에게 묻는 민지의 목소리가 떨렸다.
"정확히 뭐가 일어났는지는 나도 모른다." 김 선생님이 깊은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를 지켜야 해. 우리는 이곳에서 생존해야 해."
방송실에서 마지막 안내가 있은 지 세 시간이 지났다. 휴대폰은 모두 터지지 않았고, 인터넷도 끊겼다. 교실 밖에서는 이상한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인간의 목소리 같지만, 어딘가 이질적인 무언가였다.
우리는 책상으로 문을 막고 물과 간식을 나눠 먹었다. 수학 시험지는 이제 생존 계획을 그리는 종이로 변했다. 밤이 깊어지자 우리는 교대로 잠을 자기로 했다. 내 차례가 왔을 때, 복도에서 들리는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두려움이 온몸을 휩쓸었지만, 이상하게도 내 머릿속은 맑았다. 평소에 게임에서만 보던 생존 상황이 현실이 되었다. 교실 안의 27명, 우리는 이제 하나의 생존 공동체였다. 선생님은 자신의 셔츠를 찢어 다친 학생의 상처를 감싸고, 평소에 날 괴롭히던 민혁이는 자신의 물을 나에게 건넸다.
둘째 날 아침, 다른 교실에서 살아남은 학생들과 합류했다. 학교는 이제 생존자들의 요새가 되었다. 우리는 식당에서 음식을 모으고, 과학실에서 무기를 만들었다. 교장 선생님은 옥상에서 구조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내가 물었다.
김 선생님은 잠시 침묵했다. "세상은 언제나 시험 중이야. 이건 우리에게 주어진 또 다른 시험일 뿐이지."
셋째 날, 우리는 마침내 학교를 벗어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그때, 민지가 이상한 걸 발견했다. 모든 것이 시작된 시간, 오후 2시 37분. 그 시간에 모든 교실의 시계가 정확히 멈춰 있었다. 마치 계획된 것처럼.
창밖을 바라보니 붉은 하늘 아래, 교문 앞에 하얀 밴이 서 있었다. 그리고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클립보드를 들고 메모를 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우리는 관찰당하고 있었다. 이건 시험이 아니라 실험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시험지를 다 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