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와 대표님: 유리 천장의 균열
어머니 장례식 다음 날, 나는 회사에 출근했다. 대표님은 내 자리 옆에 서서 미소를 지었다. "유감이지만 프로젝트는 계속되어야 하니까." 그의 목소리에는 유감이라는 단어와 달리 어떤 감정도 묻어나지 않았다.
형광등 아래 내 얼굴이 푸르게 비치는 모니터에는 밤새 수정해야 할 기획안이 펼쳐져 있었다. 머릿속에서는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이 계속 깜빡였고, 손가락은 키보드 위에서 떨렸다. 콧등이 시큰거렸지만, 눈물은 이미 말라버린 지 오래였다.
"이건 당신을 위한 거예요." 대표님은 항상 이 말을 했다. 마감을 하루 앞당길 때도, 주말 출근을 요구할 때도, 심지어 내 휴가를 취소시킬 때도. "당신은 잠재력이 있어. 나는 그저 그것을 끌어내는 거야."
사무실 천장의 균열을 바라보며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 균열은 마치 내 정신의 상태를 반영하는 듯했다. 날카롭고, 불규칙하며,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었다.
어제 어머니의 영정사진 앞에서 나는 맹세했다. 더 이상 견디지 않겠다고. 항상 남들보다 두 배는 일하고도 인정받지 못하는 삶, 대표님의 '특별한 관심'이라는 이름의 통제를 받는 삶을 끝내기로 했다.
오늘 아침, 모니터 앞에서 나는 전혀 다른 문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프로젝트 기획안이 아닌 사직서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지난 3년간 대표님이 보낸 부적절한 메시지와 야근 강요, 성차별적 발언들이 정리된 문서가 준비되어 있었다.
"오늘 저녁에 검토본 보내줄 수 있지?" 대표님이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물었다.
처음으로, 나는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물론이죠, 대표님. 지금 바로 보내드릴게요."
메일 발송 버튼을 누르는 순간, 사무실 전체에 내 메일 알림음이 울렸다. 모두의 화면에는 같은 내용이 떠 있었다. 대표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3년간 억눌렸던 스트레스가 순간적으로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천장의 균열 사이로 한 줄기 빛이 새어 들어왔다.
어쩌면 스트레스는 그저 유리 천장이 깨지기 직전의 소리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