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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타기학교

썸타는 교실: 학교 공기 속 심장의 울림

매일 아침 8시 45분, 김태우는 정확히 같은 위치에 서 있다. 3학년 2반 교실 뒷문, 왼쪽에서 세 번째 책상이 보이는 각도. 이유는 단 하나, 이서연이 그곳에 앉기 때문이다. 창가에 앉은 서연의 검은 머리카락이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태우는 이것이 '썸'이라고 확신했다. 서연이 간혹 그를 향해 던지는 미소가, 우연을 가장한 마주침이, 모두 증거였다.

"야, 또 서 있어? 이제 그만 들어가자." 현우의 목소리에 태우는 현실로 돌아왔다. 학교 종이 울리고, 하루가 시작된다.

수학 시간, 태우는 서연에게 눈길을 던졌다. 그녀는 연필을 입술에 대고 문제를 푸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태우는 자신의 수학 노트에 작은 하트를 그렸다가 황급히 지웠다. 지난 주 그룹 프로젝트에서 우연히 같은 조가 되었을 때, 서연이 그의 아이디어를 칭찬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녀의 "태우야, 너 정말 똑똑하다"라는 말은 여전히 그의 귀에 맴돌았다.

점심시간, 학교 식당은 소음으로 가득했다. 태우는 친구들과 앉아 있었지만, 그의 눈은 세 테이블 너머 서연을 찾고 있었다. 그녀가 웃을 때마다 식당의 형광등보다 더 밝게 빛나는 것 같았다. "태우야, 너 또 멍때리고 있어." 친구들의 놀림에 태우는 쑥스럽게 웃으며 밥을 입에 넣었다.

방과 후, 교실은 고요했다. 남아서 청소 당번을 하는 태우는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있었다. 문득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서연이었다. "아, 내 필통을 두고 갔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책상으로 향했다. 태우의 심장은 마라톤을 뛰는 것처럼 뛰기 시작했다.

"도와줄까?" 태우의 입에서 용기 있는 말이 나왔다.

"고마워, 근데... 사실 필통 찾으러 온 거 아니야." 서연이 말했다. 태우는 혼란스러웠다.

서연은 천천히 태우에게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나... 네가 날 좋아하는 거 알아. 사실, 나도..."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태우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너도...?"

"응, 근데 이건 비밀이야. 우리 그냥... 계속 이렇게 썸만 타는 건 어때? 나 아직 연애할 준비 안 됐거든."

태우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혼란스러웠지만, 서연의 눈에서 진심을 느꼈다. 그녀도 자신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다.

"알았어, 서연아. 우리... 그냥 이대로 좋아."

그날 이후, 학교는 태우에게 더 특별한 공간이 되었다. 교실의 공기, 복도의 소리, 심지어 칠판의 분필 냄새까지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썸이란 이름의 이 미묘한 관계는, 때로는 실제 연애보다 더 설레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태우는 매일 아침 8시 45분, 교실 뒷문에서 서연을 기다리며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