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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공포

아내의 공포: 침묵의 미로

마지막으로 아내의 목소리를 들은 건 정확히 43일 전이었다. 그날 이후, 유미는 말을 하지 않는다. 말을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 의사는 외상 후 일시적 실어증이라고 했지만, 나는 그녀의 눈에서 다른 무언가를 본다. 공포. 말하면 안 되는 무언가에 대한 경계심.

식탁에 앉아 유미를 바라본다. 그녀는 여전히 아름답다. 검은 머리카락이 어깨를 스치고, 창백한 피부가 아침 햇살에 투명하게 빛난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언제나 문 쪽을 향해 있다. 마치 누군가 들어올까 두려워하는 것처럼.

"오늘은 좀 어때?" 내가 물으면 그녀는 미소만 짓는다. 그 미소 뒤에 감춰진 것들이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사고가 일어난 날, 나는 출장 중이었다. 경찰은 침입자가 있었다고 했지만, 아무것도 도난당하지 않았다. 유미는 충격을 받았을 뿐, 신체적 상해는 없었다. 방범 카메라는 고장 났고, 이웃들은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완벽한 침묵 속에서 일어난 일.

밤이 되면 유미의 악몽이 시작된다. 그녀는 잠에서 깨어 비명을 지르려다 스스로를 제지한다. 입을 손으로 막고 덜덜 떨면서. 내가 안아주려 하면 그녀의 몸은 돌처럼 굳어버린다.

"뭘 본 거야?" 내가 물어도 그녀는 고개만 젓는다.

오늘 아침, 나는 그녀의 일기장을 발견했다. 사고 전까지 매일 쓰던 일기. 마지막 페이지에 적힌 문장이 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그가 돌아왔다. 그가 알고 있다. 내가 봤다는 것을.'

가슴이 조여온다. 유미는 누구를 본 걸까? 무엇을 본 걸까?

저녁이 되자 유미는 갑자기 종이에 글을 쓴다. '오늘 밤에는 자지 마세요.' 그녀의 손이 떨린다.

밤이 깊어지고 유미는 마침내 잠이 든다. 나는 깨어있기로 약속했지만, 피로가 밀려온다. 눈꺼풀이 무거워질 때, 희미한 소리가 들린다.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 하지만 우리는 1층 아파트에 산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주변을 살핀다. 유미는 자리에 없다. 패닉에 빠져 방 안을 뒤지다 옷장을 열자, 유미가 거기 있다. 떨고 있는 그녀. 입 모양으로 말한다. '그는 당신 모습을 하고 있어요.'

등 뒤에서 내 목소리가 들린다. "무슨 일이야, 여보?"

유미의 공포에 찬 눈이 내 어깨 너머를 바라본다. 그리고 43일 만에 처음으로, 아내가 소리를 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