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두 얼굴: 아내와 남친 사이
그녀가 침대에서 일어난 순간, 두 개의 서로 다른 메시지 알림이 동시에 울렸다. 하나는 남편에게서, 다른 하나는 남자친구에게서 온 것이었다. 민지는 잠시 망설이다 남편의 메시지를 먼저 열었다. "오늘 중요한 미팅 있어서 늦게 들어갈 것 같아, 저녁 차려놓지 말고 편하게 쉬어." 그리고 남자친구의 메시지. "오늘 저녁 뭐해? 6시에 만날래?"
아침 커피를 내리며 민지는 창밖으로 보이는 서울의 회색빛 아파트 단지를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 결혼 5년 차, 그리고 불륜 7개월 차. 반지를 끼운 손가락으로 핸드폰을 쥐며 답장을 보냈다. 남편에게는 "알았어, 오늘도 화이팅!", 남자친구에게는 "좋아, 평소 장소에서 보자."
거울 앞에 선 민지는 자신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누가 봐도 평범한 서른셋의 여성. 하지만 이 얼굴은 두 사람에게 전혀 다르게 비춰졌다. 남편에게는 7년째 함께하는, 더 이상 특별할 것 없는 아내의 얼굴. 남자친구에게는 여전히 발견하고 싶은 비밀이 가득한 연인의 얼굴. 민지는 립스틱을 바르며 생각했다. '과연 나는 누구와 있을 때 진짜 나일까?'
회사에서의 일과는 언제나처럼 지루했다. 그녀는 엑셀 파일을 정리하면서도 저녁 약속을 생각했다. 남편과의 결혼생활은 안정적이었지만 지루했다. 반면 남자친구와의 시간은 불안했지만 생동감이 넘쳤다. 퇴근 시간, 민지는 회사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고쳤다. 아내의 얼굴에서 남자친구의 여자로 변신하는 15분의 의식.
남자친구가 기다리는 바에 도착했을 때, 그는 반갑게 웃으며 그녀를 반겼다. "많이 기다렸어?" 민지가 물었다. "너를 기다리는 건 언제나 가치 있어." 그의 대답이 달콤하게 들렸다. 와인을 마시며 둘은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이런 순간이면 민지는 모든 죄책감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 민지의 핸드폰이 울렸다. 남편이었다. "미팅 일찍 끝나서 집에 왔어. 넌 어디야?" 민지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들키지 않았다. "친구랑 저녁 먹고 금방 들어갈게." 거짓말은 점점 더 쉬워졌다.
집 앞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기 전, 민지는 잠시 멈춰 섰다. 다시 한번 거울을 보며 남자친구의 여자에서 남편의 아내로 돌아가는 마지막 점검을 했다. 향수 냄새를 지우고, 입술을 닦아내고, 표정을 바꿨다.
문을 열자 남편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 "왔어?" 그가 건조하게 물었다. 민지는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왔어." 그 순간 남편이 그녀에게 핸드폰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낯익은 바에서 찍힌 민지와 남자친구의 사진이 있었다. "설명해줄 거 있어?" 남편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민지는 얼어붙었다. 그동안 완벽하게 유지해 온 두 개의 세계가 한순간에 충돌했다. 그녀는 이제 선택해야 했다. 아내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남자친구의 여자가 될 것인지. 하지만 더 무서운 사실은 그 어느 쪽도 더 이상 진짜 그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