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애니메이션공포

인형의 공포: 애니메이션으로 숨쉬는 악몽

그날 밤, 내 컴퓨터 화면이 켜진 채로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 분명 종료했는데. 푸른빛 모니터의 불빛이 어둠 속에서 방 안을 비춰 일어났을 때, 화면에는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애니메이션이 재생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귀여운 캐릭터들의 단순한 선으로 그려진 애니메이션이었다. 밝은 색채와 부드러운 움직임이 편안함을 주었다. 하지만 5분쯤 지났을까, 캐릭터의 눈동자가 천천히 내 방향으로 돌아왔다. 직접 나를 바라보는 듯했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키며 미소 짓는 모습에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이제 당신 차례예요."

자막 없이 캐릭터의 입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어린아이의 것이었다. 공포에 질려 마우스를 움직였지만 커서는 화면에서 사라졌다. 키보드의 어떤 키도 반응하지 않았다. 컴퓨터 본체의 전원 버튼을 눌러도 화면은 계속 켜져 있었다.

"이렇게 오래 기다렸어요. 당신이 우리 세계로 오기를."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천천히 변했다. 내 방이었다. 정확히 지금 내가 앉아있는 바로 이 공간. 창문 너머로 비치는 달빛까지 정확하게 그려져 있었다. 캐릭터는 내 침대 밑에서 기어 나왔다. 화면 속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실제로 내 방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들어 불을 켜려 했다. 스마트폰 화면에도 같은 애니메이션이 재생되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공포에 질려 창문으로 달려갔지만, 그곳에는 내 방의 모습이 비쳐 보였다. 내가 침대에 앉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그 순간 이해했다. 내가 지금 있는 이 공간은 현실이 아니었다.

"우리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당신은 이제 애니메이션이 되었어요."

내 손을 내려다보았다. 단순한 선으로 그려진 2D 손이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완전히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변해 있었다. 뾰족한 머리카락, 과장된 큰 눈, 비현실적으로 각진 얼굴선.

"걱정 마세요. 영원히 여기 있을 거예요. 당신 자리에는 새로운 누군가가 들어갔으니까."

컴퓨터 화면 너머, 현실 세계의 내 방에서 내 몸이 천천히 일어섰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아니었다. 내 얼굴에 기괴한 미소를 띤 채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모니터를 끄기 위해 손을 뻗었다.

화면이 검게 변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들려온 말은 이것이었다. "다음 시청자를 위해 영상을 계속 틀어두는 걸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