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속 간식: 잃어버린 맛의 기억
유튜브 영상 속 여자는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물이 끓자 면을 넣고, 스프를 뿌리고, 마지막으로 계란을 탁 깨서 넣었다. 내 입안에 침이 고였다. 라면이 아니라 계란이, 그 노른자가 터지는 순간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다.
나는 폰 화면을 껐다. 1년 342일째 금식 중이었다. 먹는 행위를 정지한 지 벌써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다. 나의 몸은 영양주사와 링겔로 유지되고 있었다. 먹지 않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간혹 이런 순간이 있었다. 누군가의 먹방 영상에 빠져들어 과거의 맛을 떠올리는 순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화기능을 상실한 후, 인류는 두 부류로 나뉘었다. 영양 주사만으로 살아가는 '청정파'와 고통을 감수하고 음식을 섭취하는 '미식파'. 나는 청정파였지만, 요즘 흔들리고 있었다. 특히 밤이면 더 그랬다.
냉장고 맨 아래 서랍, 오래된 과자 봉지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나 말고는 아무도 몰랐다. 그것은 세상의 마지막 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달콤한 옥수수 스낵', 유통기한은 이미 5년 전에 지났지만, 그 노란색 봉지는 여전히 반짝였다.
오늘도 새벽 3시, 나는 냉장고 앞에 서 있었다. 서랍을 열고 그 봉지를 꺼냈다. 내 손가락이 비닐을 만지는 순간의 바스락거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처럼 느껴졌다. 한 번도 열어보지 않은 채 간직해온 시간이 무색하게, 오늘은 다른 날 같지 않았다.
봉지를 뜯었다. 달콤하고 짭조름한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한 조각을 꺼내 입에 넣으려는 순간, 핸드폰에 알림이 울렸다.
"새로운 영상이 업로드되었습니다: '잃어버린 맛을 찾아서 - 인류의 마지막 간식을 찾는 여정'"
화면을 켰다. 놀랍게도 그 영상은 내가 지금 들고 있는 것과 똑같은 과자 봉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영상 속 남자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것은 사실 가짜입니다. 모든 맛은 당신의 기억 속에만 존재합니다."
손에 든 과자를 내려다보았다.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맛이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그런데 눈물이 흘렀다. 맛이 아니라 기억이 내 입안을 채우고 있었다.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나눠 먹던 과자, 첫 데이트 날 영화관에서 함께 먹던 팝콘, 어머니가 해주시던 간식의 기억들.
과자 봉지를 다시 서랍에 넣었다. 오늘도 먹지 않았다. 하지만 영상 속 간식이 내게 돌려준 것은 맛이 아니라 잊고 있던 순간들이었다. 어쩌면 나는 오늘 밤, 꿈속에서나마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적어도 오늘 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