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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영상

마지막 영상: 이별을 남기다

"몇 초면 충분해. 당신의 평생을 바꿀 영상이야." 유진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그녀의 손가락은 단호하게 재생 버튼을 눌렀다.

화면이 밝아지자 낯익은 카페의 모습이 나타났다. 우리가 처음 만난 곳. 창가에 앉아 있는 내 모습과 그 옆에 앉은 여자. 그녀는 내가 아는 유진이 아니었다. 화면 속 나는 유진이 아닌 다른 여자의 손을 꼭 쥐고 있었다. 날짜 표시는 정확히 일주일 전이었다.

차가운 공기가 폐부를 찌르는 듯했다. 영상은 계속됐다. 내가 그 여자에게 키스하는 장면. 우리 집 현관문을 함께 들어가는 장면. 모든 순간이 명확하게 담겨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화면, 내 입에서 나온 말.

"유진이한테는 절대 말하지 마. 곧 이별할 거니까."

영상이 끝났다. 유진의 검은 눈동자에는 더 이상 눈물이 없었다. 그저 텅 빈 호수처럼 깊고 차갑게 나를 비추고 있을 뿐이었다.

"유진, 이건 오해야. 내가 설명할 수 있어." 내 목소리는 마치 다른 사람의 것처럼 들렸다.

"재미있는 건," 유진이 천천히 말했다. "내가 당신을 의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거야. 그 여자가 보낸 영상을 받았을 때도, 먼저 당신에게 물어볼까 생각했어."

방 안은 갑자기 좁아지는 것 같았다. 세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유진이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진이 아니라 영상이라서 다행이야." 유진의 목소리는 이제 완전히 차분했다. "사진은 순간을 속일 수 있지만, 영상은 시간을 거짓말하게 만들 수 없으니까."

그녀는 조용히 가방을 들고 현관으로 향했다. 나는 그녀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과 막을 권리가 없다는 죄책감 사이에서 그저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삼 년 동안 찍은 우리의 모든 영상을 삭제했어." 유진이 마지막으로 돌아보며 말했다. "재미있는 건, 당신과의 기억은 삭제할 수 없다는 거야. 아마 시간이 필요할 거야. 영상처럼 시간도 거짓말하지 않으니까."

문이 닫히고, 그녀가 남긴 침묵만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내 손에는 여전히 그녀가 보여준 영상이 담긴 휴대폰이 쥐어져 있었다. 재생 버튼을 다시 누르려는 순간, 화면이 깜빡였다.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삭제하지 않은 마지막 영상을 보냈습니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그 영상을 열었을 때,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이 하나씩 흘러갔다. 그리고 마지막 프레임에는 오늘 아침, 모든 것이 무너지기 전의 유진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고 있었다. "오늘, 프러포즈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