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영상, 쓴 초콜렛
영상 속 소녀는 초콜릿을 먹으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화면을 멈추고 그 장면을 수십 번 되돌려 보았다. 내가 만든 다큐멘터리의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코트디부아르 카카오 농장에서 촬영한 그 영상은 이제 내 노트북에만 남아있다. 소녀의 입가에 묻은 초콜릿은 어둡고 쓴 빛을 띠었다. 그건 그녀가 평생 처음 맛본 초콜릿이었다. 그녀의 작은 손은 여전히 카카오 열매를 따는 일에 굳은살이 박여 있었다. 내가 건넨 초콜릿 조각은 그녀가 평생 모으고 수확하고 전세계로 보내는 그 열매로 만들어진 것이다.
"처음이에요?" 내가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카메라 렌즈 안으로 흘러들어온 그 눈물방울은 초콜릿보다 더 진한 갈색이었다.
그날 밤, 나는 호텔 미니바에서 꺼낸 고급 초콜릿을 씹으며 편집을 시작했다. 달콤한 풍미가 입안에 퍼질 때마다 소녀의 얼굴이 모니터에서 반짝였다. 영상 속에서 그녀는 초콜릿의 쓴맛에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가, 이내 단맛이 퍼지자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 눈물이 따라왔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여덟 살배기 소녀는.
편집실로 돌아와 이 영상을 방송국 PD에게 보여주었을 때,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무 직설적이야. 시청자들이 죄책감을 느끼게 하면 채널을 돌려버려."
결국 그 장면은 방송에서 잘렸다. 대신 밝은 음악과 함께 초콜릿 공장의 세련된 기계들, 화려한 포장지, 발렌타인 데이의 행복한 커플들이 영상을 채웠다. 내 다큐멘터리는 '달콤한 세계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오늘 아침, 나는 스튜디오에서 새 프로젝트 회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환영 선물로 놓인 고급 초콜릿 상자가 있다. 나는 그것을 열지 않은 채 노트북을 켠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미공개' 폴더를 연다. 소녀의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회의 시작 전, 나는 결심했다. 이번에는 편집되지 않은 진실의 영상을 세상에 보여줄 것이다. 소녀의 눈물만큼이나 쓰지만, 결국에는 깊은 단맛을 남길 진실의 초콜릿을.
그리고 내가 회의실 문을 열 때, 주머니 속 소녀의 영상은 이미 전 세계로 업로드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