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영화 속 짝사랑
영화관 어둠 속에서 그녀의 미세한 움직임 하나하나가 자막처럼 내 눈에 새겨졌다. 나는 오늘도 그녀의 뒤에서 세 자리 떨어진 곳에 앉아있다. 그녀가 좋아하는 감독의 신작이 개봉할 때마다 우리는 같은 영화관에서 만난다. 물론 그녀는 나의 존재를 모른다.
팝콘 냄새가 극장을 가득 채운 가운데,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앞좌석 등받이에 살짝 닿을 때마다 내 심장은 스크린의 영상보다 더 빠르게 전환되었다. 그녀가 슬픈 장면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닦는 모습, 코미디 장면에서 목을 뒤로 젖히며 웃는 모습, 모든 것이 나에게는 하나의 영화였다.
"이번 작품은 감독의 전작보다 훨씬 깊이가 있어요."
영화가 끝나고 그녀가 친구에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항상 그녀보다 조금 늦게 자리에서 일어나,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로비에서 그녀가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는 그녀의 목소리를 녹음하듯 모든 단어를 마음에 새겼다.
내 방 벽에는 그녀가 본 영화 포스터가 가득했다. 티켓 반쪽들은 날짜순으로 정리된 앨범에 보관되어 있었다. 다음 영화는 무엇을 볼지, 그녀의 SNS를 확인하며 미리 예매했다. 이것이 3년째 계속되고 있었다.
오늘도 그녀를 멀리서 바라보다 우연히 그녀의 핸드폰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영화 리뷰 앱에 글을 쓰고 있었다. 호기심에 그녀의 ID를 확인했다. '시네마러버22'.
집에 돌아와 그 ID를 검색했다. 수백 개의 영화 리뷰가 나왔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밤을 새웠다. 마지막 글에서 나는 숨을 멈췄다.
"오늘도 그가 영화관에 있었다.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아 영화보다 나를 보는 남자. 처음엔 무서웠지만, 이제는 그의 존재가 이상하게 위안이 된다. 그의 얼굴도 제대로 본 적 없는데, 그가 오지 않는 영화는 왠지 외롭다. 다음 영화는 로맨스물이다. 용기를 내서 옆자리를 권해볼까?"
스크린 빛이 내 얼굴을 비추었다. 손가락이 떨리며 키보드를 두드렸다. "다음 영화, 함께 볼까요?" 메시지를 보내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밤하늘의 별들이 마치 영화의 엔딩 크레딧처럼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