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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대표님

오컬트 대표님: 귀신보다 무서운 존재

대표님의 사무실 문이 열리는 순간, 회사 전체가 얼어붙었다. 마치 귀신이 지나가는 것처럼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나는 그것이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실제 현상임을 알고 있었다. 내 책상 위 온도계가 3도 가량 떨어진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김 과장, 내 사무실로." 그의 목소리는 메아리치듯 내 귓가에 맴돌았다. 동료들의 동정 어린 시선이 내 등을 따라왔다. 나는 차가운 땀을 닦으며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대표님의 사무실은 언제나 어두웠다. 블라인드는 항상 내려져 있었고, 유일한 광원은 그의 책상 위 작은 스탠드 조명뿐이었다. 그는 눈이 빛에 민감하다고 했지만, 나는 그것이 거짓말임을 알고 있었다. 대표님이 빛을 피하는 진짜 이유는 훨씬 더 섬뜩했다.

"이번 프로젝트 진행 상황이 어떻게 되나?" 그가 물었다. 나는 목이 메어 대답하지 못했다. 그의 사무실에 들어설 때마다 느끼는 이상한 현상이 또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시계는 멈추고, 밖의 소음은 사라졌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공간에 갇힌 듯했다.

"죄송합니다. 조금 지연되고 있습니다만..."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미소라기보다는 얼굴의 균열 같았다.

"시간은 소중하지. 특히 나에게는." 그가 말했다. 그 순간 나는 그의 그림자가 벽에 드리워진 것을 보았다. 문제는 그 그림자가 그와 똑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림자는 마치 별개의 생명체처럼 꿈틀거렸다.

"다음 주까지 끝내겠습니다." 내가 덜덜 떨며 약속했다.

"좋아."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만 믿겠네."

회사에는 소문이 파다했다. 대표님이 오컬트에 심취해 있다는 것, 이상한 의식을 치른다는 것, 심지어 그가 인간이 아니라는 말까지. 처음에는 황당한 직장 괴담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정시에 퇴근하는 직원들이 갑자기 사표를 내고, 밤늦게까지 일하던 사람들이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의심이 커졌다.

사무실을 나오는 순간, 시간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내 손목시계가 다시 째깍거렸다. 나는 자리로 돌아와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았다. 화면 속에 비친 내 얼굴은 창백했고, 눈 밑에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마치 며칠을 밤새 일한 것처럼.

그날 밤, 나는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 위해 늦게까지 남았다. 사무실은 텅 비었고, 오직 내 키보드 소리만이 허공을 채웠다. 그때 대표님의 사무실에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 호기심에 이끌려 그곳으로 향했다.

문틈으로 본 광경은 믿을 수 없었다. 대표님은 바닥에 그려진 이상한 기호 위에 서 있었고, 그의 그림자는... 그의 그림자는 천장까지 솟아올라 사무실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그 그림자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수백 개의 얼굴들이었다. 전직 직원들의 얼굴을.

내 프로젝트는 결국 기한 내에 완성되었고, 대표님은 만족스러워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승진했다. 내게 주어진 새 사무실은 블라인드가 항상 내려져 있고, 빛이 들어오지 않는다. 직원들은 내 사무실 앞을 지날 때마다 온도가 떨어진다고 말한다. 그들은 모른다. 내 그림자가 이제 어떤 모습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