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요리남친

남친의 요리: 맛보다 깊은 이야기

준영이 처음으로 요리한 파스타는 끔찍했다. 면은 질척하게 붙어있었고, 소스는 맹맹했으며, 그나마 곁들인 샐러드에는 세 숟가락의 소금이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그날 밤 나는 마지막 한 입까지 다 먹었다. 그의 손가락에 붙은 반창고 세 개가 말해주는 이야기를 알았기 때문이다.

"다시는 안 할 거야." 그가 내 빈 접시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주방 조명 아래 그의 얼굴에는 좌절감이 가득했다. 요리사의 딸인 내게 이런 음식을 대접했다는 부끄러움도.

"아니, 맛있었어." 내 말에 그는 믿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이야, 특히 이 마지막 한 조각..."

요리는 그의 언어가 아니었다. 그는 숫자와 코드를 다루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나의 생일을 위해 유튜브 영상 수십 개를 보며 연습했다고 했다. 그의 집 주방에는 아직도 바닥에 떨어진 바질 잎과 파스타 물자국이 남아있었다.

다음 날, 나는 그에게 몰래 요리책 한 권을 선물했다. 그는 웃으며 받아들었지만, 그 책이 서재 구석에 평생 먼지를 뒤집어쓸 거라고 생각했다.

삼 개월 후, 우리는 위기를 맞았다. 내 작은 식당이 도산 직전에 이르렀을 때였다. 매일 밤 나는 숫자와 씨름하며 구원의 방법을 찾아 헤맸다. 그리고 어느 목요일 밤, 그가 나를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문을 열자마자 허브와 버터의 향기가 나를 감쌌다. 식탁 위에는 두 개의 접시가 놓여 있었다. 파스타였다. 하지만 이번엔 완벽했다. 알 덴테로 삶은 면, 깊고 풍부한 향의 소스, 그리고 적절하게 간이 된 샐러드.

"어떻게..." 내가 물었다.

그는 서재에서 꺼낸 그 요리책을 보여줬다. 페이지마다 메모와 접힌 자국이 있었다. "네가 좋아하는 요리를 배우고 싶었어.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야."

그는 노트북을 열었다. 화면에는 내 식당의 재정 상태를 분석한 스프레드시트가 있었다. 그가 개발한 알고리즘은 비용 절감과 메뉴 최적화를 통해 식당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요리는 네 언어니까, 내가 네 언어를 배웠어. 그리고 숫자는 내 언어니까, 내가 도울 수 있어."

오늘, 우리 식당은 지역 맛집으로 다시 태어났다. 주방에서는 내가, 사무실에서는 그가 일한다. 가끔 그는 새로운 레시피를 시도하고, 나는 그의 스프레드시트를 배운다. 우리가 서로의 언어를 나누는 방식이다. 때로는 가장 엉망인 요리가 가장 맛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걸, 그날 밤의 파스타가 내게 가르쳐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