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의 남친: 1억 뷰의 그림자
"제 남자친구는 화면 속에 살고 있어요." 카페에서 친구에게 말했을 때, 나는 그 말이 얼마나 문자 그대로의 진실인지 아무도 모를 거라 생각했다. 유튜버인 민준이 내 남자친구가 된 지 6개월, 그의 구독자는 100만을 넘었고, 나는 점점 더 그의 콘텐츠의 일부가 되어갔다.
처음엔 달콤했다. 카메라가 꺼지면 그의 눈동자는 화면의 푸른빛에서 벗어나 따스한 갈색으로 돌아왔다. 그 눈만 바라보면 모든 게 완벽했다. 하지만 점차 촬영 시간이 늘어나고, 편집에 몰두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경계는 흐려졌다. 그의 콘텐츠에 내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민준의 여자친구'라는 타이틀이 내 이름을 대신했다.
"이번 영상은 내 여자친구의 하루를 몰래카메라로 담아봤어요." 그 영상이 업로드된 날, 조회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내 잠든 모습, 화장하는 모습, 심지어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 모습까지. 물론 타월은 둘러져 있었지만, 그 경계는 너무나 얇았다. 나는 그에게 항의했고 그는 "이건 다 우리 커플 콘텐츠야. 사람들이 원하는 거야"라고 달래듯 말했다.
어느 날, 내 스마트폰 알림이 끊임없이 울렸다. 민준의 최신 영상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순간(오열주의)'이 1억 뷰를 돌파한 것이다. 문제는 나는 그와 헤어진 적이 없다는 것. 심장이 얼어붙는 느낌으로 영상을 재생했다. 거기엔 민준이 흘린 진짜 눈물과 내가 절대 하지 않은 말들의 조합이 완벽하게 편집되어 있었다. 코멘트는 '너무 슬퍼요', '그녀는 당신을 받을 자격이 없어요'로 가득했다.
그날 밤, 그의 아파트를 찾아갔다. 문을 열자 민준은 새 영상을 편집하고 있었다. 제목은 '전 여자친구가 찾아와 화해를 요청했어요'. 그의 모니터에는 내 과거 영상들이 조각조각 잘려 있었고, 그는 나를 보자 카메라부터 켰다.
"우리 관계는 여기까지야." 내가 말했다.
"잠깐, 그 대사는 아직이야. 먼저 이렇게 말해줘." 그는 대본을 내밀었다.
나는 그 종이를 집어 찢었다. 그의 눈에서 당혹감이 번졌다. 처음으로 그의 시나리오를 벗어난 순간이었다. 카메라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렌즈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여러분, 이 모든 것은 연출입니다. 당신들이 본 것은 편집된 진실이에요."
3일 후, '유튜버 남자친구의 실체를 폭로합니다'라는 내 첫 영상은 2억 뷰를 돌파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를 떠나면서 또 다른 화면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내가 직접 프레임을 컨트롤한다는 것.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윈도우를 닫기 전, 마지막 댓글 하나가 내 시선을 붙잡았다: "이것도 또 다른 콘텐츠의 시작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