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의 비밀 짝사랑: 스크린 너머의 진실
구독자 백만 명을 달성한 날, 나는 카메라 앞에서 웃으며 샴페인을 터뜨렸지만, 정작 축하 댓글 중에서 단 하나만 찾고 있었다. 'MoonlightDreamer'라는 아이디. 3년 동안 내 모든 영상에 가장 먼저 댓글을 달았던 그녀의 흔적을.
"오늘도 라이브 스트리밍 시작합니다! 여러분의 하루는 어땠나요?" 말끝을 흐리며 화면 아래 댓글창을 슬쩍 살폈다. 시청자 수는 순식간에 만 명을 넘어섰지만, 내가 기다리는 건 오직 그녀의 "오늘도 멋져요, 도현 씨"라는 한 줄뿐이었다. 모니터에 비친 내 모습은 프로페셔널한 유튜버 '도현TV'였지만, 실제로는 한 사람만 바라보는 외로운 짝사랑꾼에 불과했다.
MoonlightDreamer의 프로필 사진은 달빛 아래 책을 읽는 소녀의 실루엣이었다. 직접적인 대화는 몇 번 없었지만, 그녀의 댓글에서 뿜어져 나오는 따스함과 지적인 매력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방송 콘셉트부터 헤어스타일까지 그녀의 호응에 맞춰 바꾸는 내 모습이 가끔은 우스웠다.
그날은 내 채널 개설 4주년 기념 팬미팅 날이었다. 카페를 빌려 300명의 팬을 초대했고, 비밀리에 MoonlightDreamer에게 개인 메시지를 보냈다. '오실 수 있나요?' 가슴이 터질 듯 뛰었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팬미팅은 성황리에 진행됐다.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계속 입구를 주시했다. 행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마지막 팬이 내 앞에 섰다.
"안녕하세요, 도현 씨." 목소리가 떨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낯선 여성이 서 있었다. 갈색 머리카락, 도수 높은 안경, 그리고 달 모양 핀을 꽂은 헤어밴드.
"혹시... MoonlightDreamer...?" 내 목소리가 희미하게 떨렸다.
여성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저는 그냥 팬이에요. 하지만..." 그녀는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이걸 전해달라고 부탁받았어요."
집에 돌아와 봉투를 열었다. 안에는 편지 한 장과 사진이 있었다. 사진 속에는 병실 침대에 누워있는 열다섯 살 소년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편지는 그 소년의 어머니가 썼다. "저희 아들 민준이는 당신의 1번 팬이었어요. 백혈병 투병 중에도 당신 영상을 보며 힘을 얻었죠. MoonlightDreamer는 민준이의 계정이었어요. 그 아이는 6개월 전 하늘나라로 갔지만, 마지막까지 당신을 응원했답니다."
모니터 화면이 흐려졌다. 내 짝사랑의 대상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었다. 다음 날, 나는 특별한 영상을 올렸다. 제목은 '달빛 꿈꾸는 이에게'. 그리고 그날부터 내 채널 수익금의 절반은 소아암 재단에 기부되고 있다. 내가 한번도 만나지 못한 그에게 전하는, 스크린 너머의 짝사랑 고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