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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공포

자매의 공포: 거울 속 비밀

나는 언니의 얼굴을 훔쳤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바꿔 썼다. 지금 거울 속에 비치는 내 모습은 언니 수아의 것이고, 내 옆에 서 있는 언니의 얼굴은 내 것이다.

이 기이한 현상은 할머니의 장례식 날 시작됐다. 언니와 나는 항상 닮았다고 했지만, 그날 할머니의 낡은 붉은 거울 앞에 나란히 섰을 때 우리의 얼굴이 서서히 뒤바뀌는 것을 목격했다. 처음엔 착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한 채 깨어났다.

우리는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믿을 사람도 없었다. 어머니조차 우리를 구분하지 못했으니까. "수아야, 민지야" 하며 번갈아 불러댔지만, 그건 단지 추측에 불과했다.

처음엔 장난처럼 느껴졌다. 언니는 내 얼굴로 자유를 만끽했고, 나는 언니의 얼굴로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특권들을 누렸다. 우리는 서로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무엇인가 이상했다. 밤마다 나는 이제는 낯설어진 내 진짜 얼굴이 악몽 속에서 날 쫓아오는 꿈을 꿨다.

일주일 후, 언니가 내게 고백했다. "민지야, 네 얼굴로 살다 보니까 네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겠어. 사람들이 나를... 아니, 너를 어떻게 대하는지도." 언니의 목소리는 떨렸다. "이게 할머니의 저주일까? 평생 서로의 얼굴로 살아야 하는 걸까?"

그날 밤, 나는 우리가 바뀌기 직전에 언니가 할머니의 귀걸이를 훔치는 것을 보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할머니는 그 귀걸이를 언제나 소중히 여겼고, 죽을 때까지 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언니는 관 속에 누운 할머니의 귀에서 그것을 빼앗았다.

오늘, 우리가 바뀐 지 정확히 한 달이 되는 날, 나는 언니의 서랍에서 그 귀걸이를 찾았다. 붉은 보석이 달린 그 귀걸이는 할머니의 거울과 같은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귀걸이를 손에 쥐는 순간, 귓속에서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모든 도둑은 대가를 치른다."

지금 언니는 욕실에서 샤워 중이다. 나는 그 귀걸이를 내 귀에 걸었다. 거울 속 내 모습—언니의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피부가 갈라지고, 눈이 함몰되는 것이 보인다.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욕실 문이 열리고 언니가 나온다. 언니는 내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표정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거울을 본 언니의 눈이 커진다. 나는 이제 알았다—언니가 훔친 것은 단순한 귀걸이가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지불하고 있는 대가는 단순한 얼굴 바꿈이 아니라, 서서히 지워지는 우리의 존재 그 자체다.

언니가 내게 다가오며 미소 짓는다. "민지야, 그 귀걸이 어디서 찾았니?" 언니의 손이 내 귀에 닿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우리 중 하나만이 이 저주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은 내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