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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대표님

자매의 대표님: 거울 속 우리의 진실

유리 벽으로 둘러싸인 회의실에서 모두가 박수를 치는 순간, 내 눈에는 오직 그녀만 보였다. 내 자리를 차지한 완벽한 복제품, 아니 내 자매였다.

"축하합니다, 김민서 대표님!" 동료들의 축하 소리가 내 귀에 먼 바다 소리처럼 울렸다. 그들은 민서가 아닌 민지를 축하하고 있었다. 그들은 알지 못했다. 오늘 아침, 내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쌍둥이 자매 민지라는 것을.

회의실 유리에 반사된 내 모습이 일그러졌다. 검은색 슈트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민지의 모습이 내 것과 똑같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테이블을 두드리는 소리, 그녀가 마시는 아메리카노의 향, 그녀가 웃을 때 오른쪽으로 살짝 기울어지는 미소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아, 대표님. 프로젝트 발표 자료 여기 있습니다." 팀장이 건넨 파일을 민지는 능숙하게 받아들었다. 내 손에서만 느껴졌던 가벼운 떨림도 없이.

세 달 전, 나는 회사를 떠났다. 아니, 정확히는 민지가 내 자리를 대신하기로 했다. "언니, 내가 잠시만 대신할게. 넌 이 대표직이 네 행복이 아니란 걸 알잖아." 그녀의 말이 맞았다.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야 깨달았다. 내가 그토록 원했던 것은 성공이 아니라 인정이었음을.

회의가 끝나고, 사람들이 하나둘 빠져나갔다. 민지는 마지막으로 남아 창밖을 바라보았다. 내가 항상 그랬던 것처럼. 거대한 유리창은 그녀와 나를 동시에 비추었다. 나는 문 옆에 서서 그녀를 지켜보았다.

"민서야, 들어와." 그녀가 나를 불렀다. 목소리가 떨렸다. "도와줘. 난 이걸 감당할 수 없어. 이건 네 자리야, 내가 아니라."

그제서야 보였다. 그녀의 손등에 난 붉은 발진.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 내가 10년간 숨겨온 비밀. 민지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내 눈에 항상 있었던 그 두려움.

"언니, 난 네가 필요해. 사람들은 내가 아닌 널 원해." 민지의 목소리가 떨렸다.

내가 그토록 원했던 대표님이라는 타이틀. 그리고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희생했던 모든 것들. 민지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차가웠다. 마치 내 손처럼.

"우리가 함께하면 어떨까?" 내가 제안했다. "넌 내가 갖지 못한 따뜻함이 있고, 난 네가 갖지 못한 냉정함이 있어."

유리창에 비친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똑같지 않았다. 서로에게 기대어 선 두 자매의 모습, 그것은 마치 하나의 완전한 대표님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