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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오컬트

재밌는 오컬트: 그것이 농담인 줄 알았다

웃음소리가 끊기자마자 거실 한가운데 서 있던 촛불이 동시에 꺼졌다. 나는 이게 단순한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우연이길 바랐다.

"이건 정말 재밌는 오컬트 게임이네. 다들 이렇게 진지할 필요 없어." 내가 긴장된 공기를 깨려고 말했지만, 친구들의 얼굴은 창백했다. 대학 MT에서 시작된 이 '귀신 부르기' 놀이는 그저 술자리의 재미로만 여겨졌다. 적어도 5분 전까지는.

정적을 깨고 윤호가 속삭였다. "누구 바람 좀 불었어?"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 알고 있었다.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 에어컨도 꺼져 있었다.

"야, 누가 장난친 거지?" 수진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때 우리 모두의 휴대폰에서 동시에 알림음이 울렸다. 메시지는 익명의 발신자로부터 왔고, 내용은 단 한 줄이었다.

[게임을 시작합니다. 규칙: 웃는 자가 먼저 나갑니다.]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손바닥에 맺힌 땀이 차갑게 식었고, 귓가에서는 누군가의 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우리 중 누구도 움직이지 못했다.

"이거 장난 아니야." 진우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진짜 오컬트 게임이 뭔지 알아? 이런 게 진짜야. 우리가 방금 실수로 뭔가를 불러낸 것 같아."

갑자기 민지가 킥킥거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웃음소리가 점점 커졌다. "너희들 표정 봐! 너무 재밌어! 내가 다 준비한 거야. 촛불은 리모컨으로 끄고, 메시지는 예약 전송이었어."

우리는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민지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지만, 어딘가 마음이 놓였다. 진짜 오컬트 따위는 없다는 확신이 다시 들었다.

민지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런데 점점 그녀의 웃음소리가 이상해졌다. 처음에는 평범한 웃음이었지만, 점차 톤이 낮아지더니, 어느새 남자의 웃음소리로 변해갔다. 민지의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살려줘," 그녀가 웃음을 멈추지 못한 채 속삭였다. "멈출 수가 없어."

문이 저절로 열리며 차가운 바람이 들어왔다. 민지는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리듯 천천히 문을 향해 걸어갔다. 우리는 모두 공포에 질려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문이 닫히기 직전, 민지의 웃음이 멈췄고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다음 차례: 가장 재밌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가장 재밌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목숨을 잃는 조건이라면, 이 밤이 끝날 때까지 우리 중 누구도 농담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