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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학교

재밌는 학교: 웃음이 멈춘 교실

바퀴벌레가 교실 앞쪽으로 기어가자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가, 마치 눈이 얼어붙듯이 공기 중에 얼어버렸다. 수학 문제를 설명하던 그의 분필이 칠판에 중간에 멈춰 서고, 아이들의 숨소리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모두가 그 작은 생명체를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나는 누구보다 먼저 바퀴벌레를 발견했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기다려온 순간임을 알았다.

"쉿," 나는 옆자리 민지에게 속삭였다. "이제 시작이야."

창문으로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이 분필 가루 날리는 공기를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담임 선생님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형광등 불빛에 반짝였다. 그리고 바퀴벌레가 한 걸음 더 움직이자, 교실은 순식간에 혼돈에 빠졌다.

하지만 이건 일반적인 혼란이 아니었다. 선생님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게 킥킥대다가, 곧 배를 잡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들도 하나둘씩 웃기 시작했다. 평소 무표정한 영호도, 항상 우울해 보이는 지현이도, 모두가 웃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전염병처럼 교실 전체로 퍼져나갔다.

바퀴벌레는 이제 교탁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교실 뒷문이 열렸다. 교장 선생님과 낯선 사람들이 들어왔다.

"실험 성공입니다," 그중 하나가 말했다. "웃음 가스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방독면을 쓴 사람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노트에 뭔가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나는 웃음을 억제하며 내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정확히 2시 17분. 내가 학생회 메신저로 퍼뜨린 정보대로였다.

학교가 정부의 비밀 행동 조절 실험 장소라는 소문은 대부분 농담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월요일마다 교무실로 배달되는 수상한 상자들, 환기구에서 가끔 느껴지는 달콤한 향기, 그리고 선생님들의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까지. 내 서랍에는 6개월 동안 수집한 증거들이 가득했다.

방독면을 쓴 사람들이 우리의 반응을 기록하는 동안, 나는 바지 주머니에서 작은 장치를 꺼냈다. 학교 과학실에서 '빌려온' 화학 약품과 전자기기로 만든 중화제였다. 버튼을 누르자 장치에서 무색무취의 가스가 퍼져나갔다.

30초도 지나지 않아 웃음소리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방독면 쓴 사람들이 놀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교장 선생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무슨 일이...?" 한 연구원이 당황해서 물었다.

교실의 모든 눈이 내게로 향했다. 나는 천천히 일어섰다. "재밌는 학교였어요, 선생님들. 하지만 이제 실험은 끝났습니다."

그때 교실 창문 너머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진짜 보낸 메시지의 수신자들이 마침내 도착한 것이다. 이 '재밌는' 학교의 실체가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 정말 웃을 일은 이제부터라는 걸 아무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