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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학교

직장과 학교 사이: 거울 속 나의 두 얼굴

매일 아침 8시 정각, 나는 교문을 지키며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안녕, 민수야. 오늘 숙제는 다 해왔니?" 그리고 정확히 9시가 되면, 나는 30층 고층 빌딩의 회의실에 앉아 분기별 실적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 두 개의 다른 세계, 두 개의 다른 나. 누구도 이 비밀을 알지 못한다.

6개월 전, 나는 15년간 근무했던 대기업의 인사팀장 자리에서 해고되었다. "구조조정입니다. 개인적인 일이 아니에요." 그들의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다음 날, 나는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교통안전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무실의 키보드 타닥거리는 소리를 대체했다.

그날부터 나의 이중생활이 시작되었다. 아침에는 노란 조끼를 입고 아이들의 등굣길을 지키는 평범한 아저씨, 낮에는 가상의 회사 '드림코퍼레이션'의 존재하지 않는 인사팀장. 와이프에게는 재취업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는 척, 저녁에는 회사 뒷풀이가 있다며 늦게 들어오는 척. 학교 아르바이트로 받는 얼마 안 되는 급여는 예전에 모아둔 퇴직금에서 조금씩 꺼내 "월급"이라 속였다.

교문 앞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나에게 '안전할아버지'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그들은 내가 매일 아침 같은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심했다. 특히 눈이 크고 동그란 서연이는 매일 작은 사탕을 하나씩 건네며 "할아버지, 오늘도 안전하게 지켜주세요"라고 말했다. 그 순간만큼은 내가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와이프의 생일이었다. "여보, 이번에 승진했어. 인사팀 이사로." 거짓말이 술술 나왔다. 와이프는 기뻐하며 축하해주었고, 나는 그동안 아껴둔 돈으로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을 대접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 가방에서 서연이가 준 사탕 하나가 떨어졌다. 와이프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것을 주워 내게 건넸다.

"이게 뭐야?"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가 실제로 더 가치 있게 느끼는 일은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를. 고층 빌딩이 아닌 낮은 교문 앞에서, 나는 진짜 나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말해줄게." 내 목소리가 떨렸다. "나에게는 두 개의 교실이 있어. 하나는 내가 선생님인 척하는 직장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진짜 배우고 있는 학교야."

와이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그녀는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너에게 말하지 않은 게 있어."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초등학교 자원봉사자' 배지였다. 우리는 서로 다른 교실에서, 같은 학교에서 매일 스쳐 지나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