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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고백

짝사랑의 고백: 눈 앞의 진실

내 마음속 그녀의 웃음소리는 이미 1825번째 메아리쳤다. 매일 아침 8시 43분, 그녀가 카페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세어왔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녀는 캐러멜 마끼아또를 주문했고, 나는 어김없이 그녀의 이름을 컵에 적으며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떨림을 느꼈다.

"민지씨, 캐러멜 마끼아또 나왔습니다." 내 목소리가 떨리는 것을 누군가 알아차렸을까? 그녀는 항상 그랬듯이 눈이 초승달처럼 휘어지며 미소를 지었다. 바닐라 향이 섞인 그녀의 향수 냄새가 잠시 내 코끝을 스쳤다가 사라졌다.

오늘은 특별했다. 드디어 용기를 내어 작은 메모를 그녀의 컵 홀더에 끼워놓았다. '오늘 퇴근 후 잠시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그녀가 메모를 발견하고 잠시 멈칫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우리 눈이 처음으로 정면으로 마주쳤다. 아, 이런 감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뺨이 화끈거리고 손이 떨려왔다.

퇴근 시간이 다가올수록 시계 바늘은 더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카페의 소음은 내 귀에서 멀어지고, 오직 심장 소리만이 요란하게 울렸다. 그녀는 올까? 그녀도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427일간의 짝사랑이 오늘로 끝나거나, 혹은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수도 있다.

마침내 문이 열리고 그녀가 들어왔다. 평소보다 더 긴장한 표정이었다. 그런 모습조차 사랑스러웠다. 나는 앞치마를 벗고 그녀 앞에 앉았다.

"민지씨, 사실 나... 427일 전부터 당신을 좋아했어요."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했다. "매일 아침 당신이 오는 시간을 기다렸고, 당신의 웃음소리를 듯기 위해 이 카페에서 일했어요."

그녀의 눈이 커졌다. 입술이 살짝 떨렸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말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저도... 사실은 당신 때문에 매일 이 카페에 왔어요. 캐러멜 마끼아또는 사실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음료도 아니에요. 426일 전, 당신이 '이 음료가 가장 맛있게 만들 수 있는 거예요'라고 말했을 때부터 매일 마셨어요."

나는 얼어붙었다. 426일? 그녀도 날 세고 있었다니. 그러면 우리는 서로 짝사랑하며 1년이 넘는 시간을 낭비한 것일까? 웃음이 터져 나왔고, 그녀도 웃기 시작했다.

때로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진실이 가장 보기 어렵다. 그리고 그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작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날 밤 우리는 서로의 일기장을 교환했고,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썼던 비슷한 문장들에 한참을 웃었다. 모든 짝사랑은 언젠가는 고백되어야 진정한 사랑의 시작점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늦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