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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로맨스

짝사랑의 로맨스: 말하지 못한 마음의 노래

그녀의 웃음소리는 항상 내 귀에만 들리는 것 같았다. 도서관 한편에서 책장을 넘기는 소리, 연필이 종이 위를 스치는 소리, 그리고 간간이 들려오는 그녀의 한숨까지.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학 도서관이었지만, 내 감각은 유독 지수에게만 집중되어 있었다.

"민준 씨, 이 책 좀 도와줄래요?" 지수가 내 이름을 부를 때마다 심장이 두 번 뛰었다. 한 번은 놀라서, 또 한 번은 기뻐서. 그녀의 목소리에는 항상 따스한 봄볕 같은 온기가 있었다.

우리는 같은 문학 수업을 듣는 동기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3시에 도서관에서 만나 과제를 함께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그 시간에 항상 먼저 와서 그녀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녀는 항상 10분 늦게 와서는 "미안, 오늘도 늦었네"라고 말하며 어깨를 으쓱하곤 했다.

내 짝사랑은 조용했다. 마치 도서관의 규칙을 지키듯, 나는 내 마음을 침묵 속에 가두었다. 가끔은 용기를 내어 고백하려 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항상 물러섰다. 그녀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은 단지 '믿을 수 있는 친구' 정도였을 테니까.

그날도 평소와 같았다. 비가 내리는 목요일 오후, 나는 우산을 두 개 준비해 갔다. 하나는 나를 위해, 다른 하나는... 언제나처럼 우산을 깜빡할 지수를 위해. 그런데 3시 반이 되도록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문자도, 전화도 없었다.

4시가 되자 나는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녀의 집에 가볼까 하다가, 대신 우리가 자주 가던 카페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서 그녀를 발견했다. 창가에 앉아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우리 학과의 선배였다. 두 사람은 웃고 있었고, 특히 지수의 얼굴에는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표정이 있었다.

나는 그대로 서 있었다. 차가운 빗물이 내 신발 속으로 스며들었지만, 그것보다 더 차가운 것이 내 가슴을 적셨다. 그때 지수가 나를 발견했다. 그녀의 눈이 커졌고, 곧 손을 흔들며 나를 부르는 것이 보였다.

"민준 씨! 여기 있었네! 미안해요, 오늘 약속 깜빡했어요. 근데 여기서 우연히 정훈 선배를 만났어요. 어서 와요!"

그 순간, 나는 이상한 결정을 내렸다. 도망치는 대신,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걸어갔다. 그리고 우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반가워요, 선배님. 저는 민준이에요."

세 시간 동안 우리는 이야기했다. 정훈 선배는 문학 잡지의 에디터였고, 지수의 작품에 관심이 있어 만난 것이었다.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나는 깨달았다.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지수는 내가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었다. 진짜 지수는 더 열정적이고, 더 자신감 있고, 더 복잡했다.

모임이 끝나고, 정훈 선배가 먼저 자리를 떴다. 지수와 나는 함께 걸었다. 비는 그쳤지만, 공기는 여전히 촉촉했다.

"민준 씨는 항상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그녀가 갑자기 말했다. "사실... 내가 정훈 선배 만나는 거 알려주고 싶었는데, 말하기 어려웠어요. 민준 씨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도 알거든요."

나는 멈춰 섰다. 그녀도 멈췄다. 우리 사이에는 말로 표현되지 않은 수많은 감정이 공기 중에 떠다녔다.

"오늘부터는... 그냥 솔직해지고 싶어요," 내가 마침내 말했다. "나도 날 더 알아가고 싶어."

그녀의 미소는 이전과 달랐다. 더 이상 내 환상 속 그녀가 아니라, 실제의 지수였다. 그리고 어쩌면, 진짜 로맨스는 이제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