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짝사랑영화

짝사랑의 영화: 너를 비추는 어둠 속에서

영사기가 돌아가는 소리만이 텅 빈 상영관을 채웠다. 그녀의 뒷모습은 스크린의 푸른빛 속에서 실루엣으로만 존재했지만, 나는 그 윤곽선 하나하나를 이미 외우고 있었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마지막 상영 시간에 혼자 앉아 같은 영화를 보는 그녀. 나는 매표소에서 그녀의 티켓을 찢어주는 아르바이트생이었다. 열 번째 관람임에도 처음처럼 기대에 찬 눈빛으로 티켓을 건네는 그녀의 손가락에 내 손가락이 스치는 순간, 심장은 언제나 격렬하게 뛰었다.

"오늘도 왔네요." 용기를 내어 말을 건넨 나에게 그녀는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이 영화가 내 인생을 바꿨거든요."

그날 밤, 난 쉬는 시간에 빈 자리에 앉아 그녀가 열 번이나 본 영화를 처음으로 보았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시간을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였다. 영화 속 대사 하나하나가 내 가슴을 파고들었다. "사랑은 말하지 않으면 영원히 모르는 거야."

다음 목요일, 나는 퇴근 후 관객처럼 티켓을 사서 그녀의 두 자리 뒤에 앉았다. 스크린에 눈물 흘리는 장면에서 그녀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보였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열한 번째 목요일, 그녀는 오지 않았다. 열두 번째 목요일도. 무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혼자 보게 되었다. 주인공이 마지막에 시간을 되돌리는 데 성공했을 때, 비로소 깨달았다. 그녀가 이 영화에서 찾던 것은 돌아갈 수 없는 과거였다.

한 달 후, 영화관 앞에서 우연히 그녀를 마주쳤다. 빗물에 젖은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빛이 반사되었다.

"안녕하세요, 매표소 아저씨." 그녀가 웃었다.

"그 영화... 더 이상 안 보러 오시네요."

그녀는 잠시 침묵했다. "이제 그만 돌아보기로 했어요. 영화는 결국 끝나니까요."

비가 내리는 거리에서 우리는 나란히 걸었다. 내 마음속에서는 아직 한 편의 영화가 끝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난 주인공이 아닌, 그저 엑스트라처럼 그녀의 인생에 잠깐 등장한 존재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좋았다. 모든 짝사랑이 그렇듯, 내 가슴속에서만 영원히 상영될 영화니까.

오늘도 나는 빈 상영관에 앉아 그녀가 열 번이나 본 영화를 열 번째로 본다. 스크린 속 주인공이 말한다. "사랑은 말하지 않으면 영원히 모르는 거야." 나는 이제 그 말의 의미를 안다. 하지만 때로는 말하지 않는 사랑도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