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의 출근길
오늘도 그를 보기 위해 일찍 출근한다. 내가 이 회사를 다닌 3년 동안, 아침 8시 15분에 그가 회전문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었다. 지각 한 번 없는 그의 정확함은 내 마음에 시계를 심어놓았다.
로비의 대리석 바닥은 새벽 청소부의 정성으로 매일 아침 거울처럼 반짝였다. 그 위로 그의 구두 소리가 울릴 때마다 내 심장은 함께 울렸다. 다크 네이비 슈트와 항상 완벽하게 매어진 넥타이, 커피 한 잔을 들고 있는 오른손, 왼손에는 항상 같은 가죽 서류가방. 그의 모든 것이 나에게는 예술이었다.
"김 대리, 또 일찍 출근했네요."
보안팀 최 주임의 인사에 나는 억지 미소로 답한다. 그는 내가 왜 3년째 아침마다 로비 소파에 앉아 '우연히' 마주치는 척을 하는지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그도.
8시 14분.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나는 입구 쪽으로 걸어간다. 출근하는 직원들 사이로 그의 실루엣을 기다리는 이 순간이 나의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가끔은 내가 병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좋은 아침입니다"라는 인사를 듣기 위해 난 기꺼이 한 시간 일찍 출근한다.
회전문이 돌아간다. 내 심장도 함께.
하지만 오늘은 뭔가 다르다. 그의 넥타이가 비뚤어져 있고, 평소의 단정한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다. 커피도 없다.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앉았다. 그가 내 앞을 지나칠 때, 평소의 산뜻한 향수 대신 술 냄새가 희미하게 느껴졌다.
"좋은 아침입니다."
습관적으로 건네는 인사말에 그는 평소와 달리 멈춰 섰다. 그리고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김 대리, 당신은 왜 항상 이 시간에 여기 있는 거죠?"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3년 동안 완벽하게 유지해온 우연의 가면이 한순간에 벗겨지는 느낌이었다.
"저... 그냥 일찍 출근하는 편이라서요."
그가 쓴웃음을 지었다.
"나도 알아요. 당신이 매일 아침 나를 기다린다는 것을. 보안팀에서 CCTV로 다 보이거든요."
얼굴이 화끈거렸다.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다음에 한 말은 내 세상을 뒤집었다.
"사실은... 나도 당신을 보기 위해 정확히 8시 15분에 출근했어요. 3년 동안."
우리의 짝사랑은 그렇게 끝이 났다. 아니, 어쩌면 진짜 시작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출근길은 더 이상 그를 몰래 바라보는 시간이 아니라, 함께 걷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