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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MBTI

MBTI 유형의 짝사랑: 네 글자로 읽는 마음

그녀가 나를 볼 때마다 동공이 확장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내가 MBTI에 미친 듯이 빠져들었을 때였다. 심리학 블로그에서 읽었다. INFP형인 사람들은 관심 있는 대상을 볼 때 동공이 미세하게 커진다고. 카페 창가에 앉아 그녀의 눈동자를 훔쳐보며 내 심장은 두 배로 뛰었다. 동공이 커졌어, 분명히.

"너 요즘 MBTI 뭐야?" 용기를 내어 물었다. 우리의 대화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내가 던지는 질문, 그녀의 짧은 대답, 그리고 길어지는 침묵.

"ENFJ." 그녀의 목소리는 가을 낙엽처럼 부드럽게 떨어졌다.

그날 밤, 나는 INFP와 ENFJ의 궁합에 대해 검색했다. '황금 궁합'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우리는 서로를 완벽하게 보완하는 타입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을 그녀는 행동으로 옮기고, 그녀가 느끼는 모든 감정을 나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터였다. 네 글자가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만 같았다.

그녀의 책상 위에는 항상 다양한 색의 형광펜이 정렬되어 있었다. ENFJ답게 완벽한 정리와 계획이 생활화된 증거였다. 반면 내 책상은 INFP답게 흩어진 메모와 시작하다 만 프로젝트들로 가득했다. 서로 다른 우리가 만나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매일 아침, 그녀가 즐겨 마시는 카페라테를 테이크아웃해 그녀의 책상에 놓아두었다. 직접 말하지 못하는 마음을 커피에 담아 전했다. 그녀는 항상 고마움의 메시지를 보내왔지만, 그 이상은 없었다.

어느 월요일 아침, 평소와 같이 카페라테를 들고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그녀의 자리에 낯선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녀의 형광펜들은 사라지고, 대신 정갈한 책장과 미니멀한 소품들이 놓여 있었다.

"혹시 민지 씨 어디 계신가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 민지 씨요? 금요일에 퇴사하셨어요. 남자친구분이랑 스타트업 차린다고 하던데."

그날 저녁, 소셜 미디어에서 그녀와 한 남자의 사진을 발견했다. 해시태그에는 #ENFJ와 #ENFJ. 황금 궁합도, 완벽한 보완도 아닌, 그저 같은 유형의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웃고 있었다.

내 책상 위에 놓인 MBTI 책들을 한꺼번에 쓰레기통에 버렸다. 동공은 확장되지 않았던 걸까, 아니면 그건 그저 카페의 어두운 조명 때문이었을까. 인간의 마음은 네 글자로 정의되기에는 너무 복잡했다. 다음 날, 처음으로 나를 위한 카페라테를 샀다. 그리고 깨달았다 - 내가 좋아하는 건 사실 아메리카노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