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출근길: 모든 날들이 같았다
그날 아침도 평소와 같았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는 순간, 왼쪽 발목에서 누군가 잡아당기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무심코 내려다본 발목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 느낌만은 분명했다. 출근 시간의 지하철역은 언제나처럼 사람들로 북적였다.
플랫폼에 서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등 뒤로 누군가의 숨결이 느껴졌다. 차가운 공기가 목덜미를 스쳤다. 뒤돌아봤지만 그곳엔 벽만 있었다. 이상하게도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가 내게서 시선을 피하는 듯했다.
지하철이 들어오자 평소처럼 사람들 사이로 끼어들었다. 오늘따라 차가운 손잡이를 붙잡으며 느낀 감각이 낯설었다. 금속이 아닌 무언가 부드럽고 촉촉한 것 같았다. 그러나 내려다보니 평범한 손잡이였다. 건너편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은 어제와 같았지만, 그 뒤로 비친 승객들의 표정이 모두 나를 향해 있었다.
"평범한 월요일이야," 나는 중얼거렸다. 하지만 내 목소리는 지하철의 소음에 묻혀 나조차 듣지 못했다.
회사 로비에 도착했을 때, 경비원이 평소와 다르게 나를 오래 바라봤다. "괜찮으세요?" 그가 물었다. 내가 묻지 않았는데도, 그는 덧붙였다. "오늘 아침에 11층에서 무슨 일이 있었거든요."
11층. 내가 일하는 곳이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내 손가락이 떨렸다. 11이라는 숫자 옆에는 작은 빨간 점이 있었다. 어제는 없었던 것 같은데.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동안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8시 27분. 이상하게도 모든 앱 알림이 사라져 있었다. 마지막 메시지는 어제 밤 11시 11분, 발신자 불명의 번호에서 온 것이었다: "내일은 출근하지 마세요."
11층에 도착하자 사무실은 텅 비어 있었다. 내 자리로 향하는 발걸음이 이상할 정도로 크게 울렸다. 모니터를 켰을 때, 검은 화면에 흰 글씨로 단 하나의 문장이 떠올랐다: "당신은 오늘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자판을 두드리려는 순간, 등 뒤에서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렀다. 돌아보니 동료들이 도열해 있었다. 모두의 표정이 공허했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들은 일제히 뒤로 물러났다.
"뭐야, 무슨 일이야?" 내가 물었다.
사무실 구석에서 팀장이 천천히 다가왔다. "김 대리, 당신... 어제 저녁에..."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출근하면 안 되는 거였어요."
창문으로 비친 내 모습이 점점 투명해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본 시계는 8시 27분에 멈춰 있었고, 달력은 어제 날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내가 매일 똑같은 출근길을 걷고 있는 이유를. 어제 저녁, 집으로 향하던 그 지하철역에서 일어났던 일을.
오늘도 나는 출근했다. 평생 매일 출근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내게 남겨진 유일한 일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