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대표님: 그가 숨긴 마지막 뱃지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눈을 떴을 때, 윤 대표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잠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책상 위엔 포켓몬 테마파크 건설 계획서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그는 피곤한 눈을 비비며 시계를 확인했다. 새벽 세 시. 서른여덟 살의 대한민국 최연소 그룹 대표로서, 어린 시절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밤샘 작업이 일상이 된 지 오래였다.
"대표님, 그만 집에 가셔야죠."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윤 대표는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비서인 줄 알았던 목소리의 주인공은 뜻밖에도 책상 위에 놓인 오래된 게임보이에서 나오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 피카츄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환각을 보는 건가?" 윤 대표는 중얼거렸다.
"환각이 아니에요, 윤석호 님. 당신이 열 살 때 약속했잖아요. '내가 커서 포켓몬 마스터가 되면 모두가 포켓몬과 함께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윤 대표의 손이 떨렸다. 누구도 모르는, 심지어 부모님도 몰랐던 그의 어린 시절 비밀 약속이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게임보이를 집어들었다. 액정에서는 따뜻한 노란빛이 새어 나왔다.
"당신은 약속을 지키고 있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걸 잊고 있어요." 피카츄의 말에 윤 대표는 창백해졌다. "당신의 마음이요. 테마파크를 만드는 건 돈을 위해서가 아니었잖아요."
사무실 창문 밖으로 번쩍이는 번개가 도시를 비추었다. 그 찰나의 빛에, 윤 대표는 책상 서랍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조심스럽게 서랍을 열자, 그곳에는 오래전 어머니가 생일 선물로 사주셨던 '어스 뱃지'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도전했던, 그러나 끝내 얻지 못했던 뱃지.
"당신은 이미 충분히 강해요. 하지만 진정한 포켓몬 마스터는 힘이 아니라 마음으로 인정받는 거예요."
윤 대표는 천천히 뱃지를 집어들었다. 차가운 금속이 손바닥에 닿는 감각이 생생했다. 그는 문득 테마파크 계획서를 다시 바라보았다. 처음 구상했던 대로, 아이들이 꿈꾸고 상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윤보다 중요한 것이 있었다.
"감사합니다, 피카츄." 윤 대표가 말했다. "나는 다시 시작할 거야."
새벽빛이 사무실로 스며들기 시작했을 때, 그는 계획서를 처음부터 다시 쓰기 시작했다. 게임보이 화면은 이미 꺼져 있었지만, 그것이 환각이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세계 최초의 포켓몬 테마파크는 이제 진정한 포켓몬 마스터의 손에서 태어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윤 대표의 주머니 속에서, 어스 뱃지가 따뜻하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