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마지막 노래
누군가가 폐교에서 노래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소리를 들은 적 없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 소리를 듣기 위해 15년 만에 고향을 찾았다.
푸른 이끼가 벽을 타고 오른 학교 건물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했다. 녹슨 철문을 열자 삐걱거리는 소리가 고요한 복도에 메아리쳤다. 발걸음마다 먼지가 일었고, 오후의 햇살은 깨진 창문을 통해 비스듬히 쏟아져 들어왔다. 그 빛 속에 춤추는 먼지 입자들이 과거의 기억처럼 아른거렸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 돌아보니, 교복을 입은 소녀가 서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녀의 모습은 흑백 사진처럼 색이 바랬다.
"노래 소리를 들으러 왔어요," 내가 말했다.
"그 노래?" 소녀가 웃었다. "그건 내가 부르는 거야."
그녀는 나를 3학년 2반 교실로 안내했다. 교실은 놀랍도록 깨끗했다. 책상과 의자가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칠판에는 '졸업식 노래 연습'이라는 글씨가 선명했다.
"우리 반은 졸업식 때 특별 공연을 준비했었어," 소녀가 말했다. "하지만 그날 아침, 큰 사고가 났지. 아무도 공연을 보지 못했어."
그때 기억이 물밀듯 밀려왔다. 15년 전, 이 학교에서 일어난 화재 사고. 3학년 2반 학생들은 졸업식 전날 연습을 하다 모두 목숨을 잃었다. 내가 전학 간 다음 날 일어난 비극이었다.
"우리는 그 노래를 완성하지 못했어," 소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누군가 들어줬으면 해서... 매일 밤 노래해."
창밖으로 석양이 물들고 있었다. 소녀는 교탁 앞에 서서 노래를 시작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처음에는 희미했지만, 점차 교실을 가득 채웠다. 슬픔도, 후회도 없는 순수한 목소리였다. 한 명, 두 명... 어느새 교실은 학생들로 가득 찼고, 그들은 모두 소녀와 함께 노래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나는 그들의 노래를 온전히 듣기 위해 눈을 감았다. 노래가 끝났을 때 눈을 떠보니, 교실은 다시 텅 비어 있었다. 칠판에는 '감사합니다'라는 글씨만 남아있었다.
그날 이후 폐교에서 노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때때로 나는 그들이 부른 노래를 흥얼거린다. 누군가의 마지막 노래를 기억하는 것이,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일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