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비밀: 벽 속에 숨겨진 세계
모두가 떠난 오후 네 시, 학교 건물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소리가 들린다. 첫 번째로 그 소리를 들은 건 내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을 찾아낸 건 나였다.
지하 도서관 책장 뒤편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그날도 방과 후 청소 당번이었던 나는 떨어진 책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책장을 밀게 되었고, 평소와는 다른 느낌의 진동이 전해졌다. 금이 간 콘크리트 벽면에서 희미한 바람이 새어 나왔다. 손가락으로 틈새를 더듬자 벽이 살짝 움직였다.
"누구 없어?" 목소리를 높여 외쳤지만 대답은 없었다. 용기를 내어 벽을 밀자, 놀랍게도 그것은 문처럼 열렸다.
좁은 통로가 나타났다. 먼지 냄새와 오래된 종이 향기가 뒤섞인 공기가 내 얼굴을 스쳤다. 스마트폰 불빛으로 비추자 벽에는 낡은 학생 사진들이 가득했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사진들. 모두 우리 학교 교복이었지만, 교과서에서도 본 적 없는 학생들이었다.
통로 끝에 도달하자 작은 방이 나왔다. 그곳엔 오래된 책상과 의자, 그리고 작은 일기장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한 권을 집어들고 펼치자 희미해진 잉크로 쓰인 글씨가 보였다.
"오늘도 나를 찾는 사람은 없었다. 이곳에 갇힌 지 3일째. 누군가 이 비밀 통로를 알아차려 주기를..."
손이 떨렸다. 다른 일기장들도 비슷했다. 모두 학교의 비밀 공간에 갇혀 사라진 학생들의 기록이었다. 가장 최근 일기는 불과 1년 전 것이었다. 작년에 전학 갔다던 민지의 필체였다.
갑자기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교무실에서 찾는 듯했다. 황급히 방을 빠져나오려는데, 벽면에 걸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이상했다. 내 뒤로 교복을 입은 여러 학생들이 서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자 아무도 없었다.
빠르게 통로를 빠져나와 책장을 제자리에 밀었다.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교무실로 달려가 이 사실을 알려야 했지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일 다시 와서 더 조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휴대폰에 담아온 사진들을 확인하려 했지만 모두 흐릿하게 지워져 있었다. 유일하게 선명한 건 거울에 비친 사진 한 장. 그 사진 속에서 나는 미소 짓고 있었지만, 내 눈동자는 공허했다. 그리고 그 눈동자는... 어젯밤 꿈에서 본 그 학생의 눈과 똑같았다.
오늘도 나는 그 비밀의 방을 향해 간다. 이번엔 일기장을 가져와 내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어쩌면 다음에 이 비밀을 발견할 누군가를 위해서. 그리고 어쩌면... 내가 돌아오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