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생존: 교실에서 살아남기
첫 총성이 울리고, 나는 교실 바닥에 엎드렸다. 지각생이 문을 열며 들어온 것뿐인데, 내 몸은 이미 전쟁터에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우리 학교는 '생존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실험적 커리큘럼을 시작했다. 상위 1%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발표와 함께. 오늘이 첫날이었다.
"여러분, 이제부터 교실은 생존의 장입니다." 교장 선생님의 목소리가, 각 교실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울렸다. "옆 친구는 여러분의 경쟁자이자 적입니다. 오직 살아남는 자만이 미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9월의 햇살은 여전히 따스했지만, 교실의 공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어제까지 함께 웃던 친구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분필 가루 냄새와 긴장감이 뒤섞인 공기는 폐 속으로 들어와 나를 질식시키는 것 같았다.
"각 반에서 매주 하위 3명은 탈락합니다. 탈락생은 특별 교육실로 이동하게 되며..." 말끝을 흐리는 교장의 목소리에 교실이 술렁였다.
특별 교육실. 아무도 그곳에서 나온 학생을 본 적이 없다.
첫 시험지가 배부되었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시험지를 적셨다. 옆자리 민준이는 연필을 너무 세게 쥐어 끝이 부러졌고, 뒷자리에서는 누군가 조용히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시험 종료 10분 전, 갑자기 비상벨이 울렸다. 혼란 속에서 교실 문이 열리고 마스크를 쓴 관리원들이 들어왔다.
"긴급 상황입니다. 모든 학생들은 교실을 비워주세요."
우르르 이동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내 손에 쪽지를 쥐여줬다. 화장실 구석에서 펼쳐본 쪽지에는 한 줄이 적혀 있었다.
"이건 실험이 아니야. 도망쳐."
옥상으로 올라갔다. 교정을 내려다보니 검은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일부 학생들은 그 차에 실려가고 있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이것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우리는 무언가의 일부였다. 어쩌면 더 큰 게임의, 어쩌면 사회 실험의.
옥상 철조망 너머로 도시가 보였다. 저 바깥세상도 이 학교와 다를까? 바깥에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살아남기 위해 싸워야 하는 걸까?
주머니 속 쪽지를 꼭 쥐고, 나는 결심했다. 학교에서의 생존이 아닌, 시스템에서의 탈출을 선택하기로. 철조망을 넘어 자유를 향해 달리는 순간, 뒤에서 다시 총성이 울렸다. 이번엔 진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