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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소개팅

학교 소개팅: 교실 밖의 약속

내 인생의 가장 어색한 소개팅은 오늘 점심시간,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바로 그 학교에서 이루어졌다. 고작 칠판과 분필 냄새 사이에서, 나는 체육교사와 소개팅을 하게 됐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건 소개팅이 아니야, 하연아." 오전 수업이 끝나기 직전, 주현이 내 귓가에 속삭였다. "그냥 자연스럽게 점심 식사를 함께하는 거지." 하지만 그녀의 눈에서 번뜩이는 빛은 순수한 점심 약속이 아님을 명백히 말해주고 있었다.

그가 식판을 들고 교무실에 들어섰을 때, 나는 즉시 알아봤다.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폭발인 '김선생님'이었다. 까만 트레이닝복이 그의 넓은 어깨를 완벽하게 감싸고 있었고, 얼굴은 햇볕에 그을려 있었다. 팔뚝에 선명하게 드러난 근육은 그가 가르치는 과목을 완벽하게 대변했다.

"김건우입니다. 2학년 체육 담당이에요." 그의 손바닥은 거칠었고 따뜻했다. 교실에서 학생들을 대하는 목소리와는 달리, 지금은 묘하게 낮고 부드러웠다.

우리의 대화는 학교 이야기로 시작했다. 아이들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교무실의 은밀한 가십들, 교장 선생님의 황당한 요구사항까지.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점점 웃음이 늘어났다. 그리고 마침내 이야기는 학교를 벗어났다.

"국어 선생님이 좋아하는 책은 뭐예요?" 그가 물었다.

그 순간, 교무실 문이 벌컥 열렸다. "김선생님! 급해요!" 3학년 반장이 숨을 헐떡이며 달려왔다. "민준이가 농구하다가 발목을 다쳤어요!"

그는 나를 향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당연하죠. 아이들이 먼저예요." 내가 말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내 자리에 작은 쪽지가 놓여 있었다. '오늘 대화는 기말고사처럼 갑자기 끝나버렸네요. 하지만 재시험의 기회는 언제나 있죠. 금요일 저녁, 학교 밖에서 계속하는 건 어떨까요? - 건우'

종이에서는 땀과 체육관 냄새가 아닌, 은은한 향수 향이 났다. 나는 쪽지를 내 교과서 사이에 조심스럽게 끼웠다. 이상하게도, 20대 때 했던 그 어떤 소개팅보다 내 마음은 설렜다. 교실에선 항상 정답을 가르쳐야 했지만, 이번에는 내게 정답이 없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금요일까지 시간이 너무 천천히 간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