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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여행

학교 여행: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

"세상에서 가장 긴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했다." 김 선생님은 교실 창문을 열며 말했다. 오늘은 35년간의 교직 생활 마지막 날이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5월의 바람은 분필 가루가 떠다니는 공기를 상쾌하게 했다.

나는 마지막 줄 구석에 앉아 선생님의 흰 머리카락이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의 주름진 손가락이 칠판에 '여행'이라는 단어를 적었을 때, 교실은 이상하게도 고요했다. 평소 시끌벅적한 우리 반이 마치 오래된 도서관처럼 숨소리만 들렸다.

"오늘은 특별한 수업을 하겠다. 여러분, 지금 가방을 챙겨 나를 따라오세요." 김 선생님의 말에 우리는 의아한 표정으로 일어섰다. 학교 규칙을 철저히 지키던 선생님이 갑자기 무슨 일을?

선생님은 우리를 이끌고 학교 건물을 빠져나와 뒷산으로 향했다. 발걸음마다 마른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새들의 지저귐, 멀리서 들려오는 도시의 소음까지 모든 것이 수업의 일부가 되었다.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선생님은 35년 동안 같은 교실, 같은 자리에서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왔지만, 그의 마음은 끊임없이 여행 중이었다는 것을.

산 정상에 도착했을 때, 우리 앞에는 도시 전체가 펼쳐졌다. 선생님은 아무 말 없이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진짜 배움은 학교 밖에 있다."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칠판과 교과서가 아니라 삶의 현장에 있다. 나는 교실에 갇혀 그것을 잊고 살았다."

선생님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본 순간, 내 가슴이 묘하게 뭉클해졌다. 그때 선생님이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다름 아닌 학생 수첩이었다. 35년간 그가 만난 모든 학생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것이 내 진짜 여행이었다." 그가 말했다. "너희의 인생에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여행자였을 뿐이다."

우리는 그날 오후,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다. 선생님과 함께 도시를 거닐며 그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들었다. 대학 시절 꿈꿨던 세계여행, 첫 부임지에서의 추억, 가르쳤던 수천 명의 얼굴들...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날의 여행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수업이었음을 안다. 지금도 교단에 서면 가끔 창문을 열고 생각한다. 어쩌면 학교란, 우리가 서로의 삶에 잠시 머물다 가는 여행의 한 정거장일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