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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남친

호러남친: 어둠 속 사랑의 정체

그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은 열두 번째 밤이었다. 유리창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내 불안한 심장 박동과 겹쳐졌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민호의 눈에서 본 이상한 빛은 여전히 내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지금부터 매일 밤 12시에 너에게 전화할게. 절대 받지 마."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 터무니없는 부탁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날 밤 정확히 자정에 울린 전화는 웃음거리가 아니었다. 발신자 표시는 '민호'였지만, 받지 않았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열하루 동안 자정마다 그의 전화가 왔고, 나는 약속을 지켰다.

오늘 밤도 어김없이 핸드폰 화면이 밝아졌다. 흔들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민호의 이름 아래에는 66통의 부재중 전화가 표시되어 있었다. 11일 동안 하루에 6통씩, 정확히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전화가 왔던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란 얼마나 위험한 감정인가. 그리움이 이성을 앞질렀다.

"여보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처음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다 흐릿한 정적 너머로 희미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민호야? 어디 있어? 보고 싶어." 내 말에 대답 대신 들려온 것은 무언가 질척거리는 소리와 함께 점점 거칠어지는, 분명 민호의 것이 아닌 숨소리였다.

"드디어... 받았구나..." 민호의 목소리와 닮았지만 어딘가 끔찍하게 왜곡된 음성이 귓가에 울렸다. "이제 찾았어. 너희 집... 창문 밖에..." 전화가 끊겼다.

공포에 질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빗물에 흐릿해진 창문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커튼 틈새로 보인 것은 검은 비옷을 입은 사람의 모습. 빗속에서도 선명히 보이는 그 얼굴은... 민호였다. 그러나 동시에 민호가 아니었다. 눈동자는 텅 비어 있었고, 피부는 창백하게 변색되어 있었다. 그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천천히 손을 들어 창문을 가리켰다.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떨리는 손으로 받았다. "문을 열어줘, 사랑해." 한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그 목소리는 민호의 것이 맞았다. 그의 목소리에는 애원과 두려움이 묻어 있었다. "그게 나를 쫓고 있어. 제발 문 열어줘..."

현관으로 뛰어가는 순간, 핸드폰이 또 울렸다. 화면에는 민호의 실제 번호가 표시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걸려온 번호와는 다른, 저장된 진짜 '민호'의 번호였다. 공포에 질려 전화를 받았다.

"제발 문 열지 마. 나는 사고로 일주일 전에 죽었어. 그게 나를 흉내 내고 있어..." 전화가 끊겼다.

현관 밖에서는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빗소리 너머 들려오는 '민호'의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불렀다. 사랑했던 그의 목소리로, 내 심장을 녹이던 바로 그 톤으로. 그리고 문 손잡이가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