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호러 오피스
회의실 문이 열리는 순간, 마치 짙은 안개가 제 호흡을 앗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모든 눈이 일제히 제게 향했고, 가장 끝자리에 앉은 대표님의 차가운 시선만이 저를 관통했습니다.
"지각입니다, 김 대리." 대표님의 목소리는 겉으로는 부드러웠지만, 그 아래에는 날카로운 칼날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시계는 9시 1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딱 1분, 제 경력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60초였습니다.
자리에 앉으며 회의 자료를 펼쳤습니다. 형광등 불빛 아래 대표님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 보였고, 그의 미소는 어딘가 자연스럽지 않았습니다. 지난 3개월간 같은 팀원 다섯 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모두 밤늦게 대표님과의 일대일 면담 후였죠.
"김 대리, 오늘 프로젝트 발표 준비는 하셨겠죠?" 대표님이 물었습니다. 갑자기 회의실의 온도가 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이 차갑게 식었습니다.
"네, 준비했습니다." 입에서 나온 말과 달리, 데스크톱에 저장해둔 파일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모니터를 켜자 바탕화면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분명 어제 밤늦게까지 작업했던 파일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대표님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습니다. "문제라도 있나요?"
그때 옆자리 과장님의 모니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의 화면에는 제 이름이 적힌 폴더가 있었고, 그 안에는 제가 만든 발표 자료가 들어있었습니다. 눈이 마주치자 과장님은 서둘러 화면을 가렸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파일을 찾고 있습니다." 제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시간은 금입니다, 김 대리. 당신의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대표님의 말에 회의실 전체가 조용해졌습니다. 그의 눈동자가 이상하게 빛났습니다. 순간 그의 눈동자가 검은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는 것을 본 것 같았지만, 눈을 깜빡이자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파일을 찾아 헤매는 동안, 대표님은 자신의 금색 만년필로 무언가를 적고 있었습니다. 그의 손목시계가 반짝였고, 12시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분명 오전 9시였습니다.
마침내 USB를 통해 발표를 시작했을 때, 대표님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었습니다. 회의실 창문 너머로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고, 번개가 내리쳤습니다.
"오늘 6시에 제 사무실로 오세요. 당신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대표님이 말했습니다. 그의 목소리에서 공포가 느껴졌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거울 속에서 제 뒤에 서 있는 대표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자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시 거울을 보니 대표님은 여전히 그곳에 서 있었고, 제게 손짓하고 있었습니다.
오후 6시, 대표님의 사무실 문 앞에 서서 노크를 하려는 순간, 문 틈새로 이상한 빛이 새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안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그건 제 목소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