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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맛집

호텔 맛집의 비밀 메뉴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자마자 알았다. 내가 서 있는 이 호텔 레스토랑이 평범한 맛집이 아니라는 것을. 공기 중에 떠다니는 트러플과 버터의 향기가 코를 자극했고, 손님들의 조용한 대화 사이로 은은하게 흐르는 재즈 선율이 귓가를 간질였다. 5성급 호텔 지하 1층, 미슐랭 스타를 두 개나 보유한 '아뜰리에'에 예약 없이 들어온 것은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나는 이곳에 꼭 와야만 했다.

"예약 확인해 드릴까요?" 검은 정장을 완벽하게 차려입은 매니저가 물었다.

"사실... 예약은 없습니다만, 혹시 자리가 있을까요?"

그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었다. "죄송합니다만, 저희는 항상 2개월 전에 예약이 마감됩니다."

나는 주머니에서 작은 카드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카드에는 빨간색 도장 하나만 찍혀있었다. 매니저의 눈이 순간 커졌다.

"잠시만요." 그가 말했다. "특별석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호텔 레스토랑 안쪽, 다른 테이블과 분리된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벽에는 누군가의 초상화가 걸려있었고, 테이블에는 이미 샴페인이 준비되어 있었다.

"오늘의 셰프 특선 코스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매니저가 말했다. "비밀 메뉴입니다."

첫 번째 요리가 나왔다. 메뉴판에 없는, 작은 접시 위에 놓인 검은 진주 같은 것. 셰프가 직접 설명했다. "50년 된 간장에 72시간 숙성시킨 메추리알입니다."

한 입 베어 물자 입 안에서 폭발하는 풍미에 눈을 감았다. 이어진 요리들은 더욱 기이했다. 꽃잎으로 덮인 생선, 연기가 피어오르는 죽, 금박을 입힌 초콜릿. 모두 메뉴에 없는 요리들이었다.

디저트를 마치자 셰프가 다시 나왔다. "어떠셨습니까?"

"환상적이었어요. 하지만 궁금한 게 있습니다. 왜 저에게 이런 특별한 대우를...?"

셰프는 미소지었다. "그 카드는 우리 호텔 맛집의 전 오너가 평생 단 열 장만 발행한 것입니다. 그 카드를 가진 이는 누구든 비밀 메뉴를 맛볼 자격이 있지요."

"전 오너요? 제가 이 카드는 골동품 시장에서 우연히..."

"우연이라..." 셰프의 눈이 가늘어졌다. "벽에 걸린 초상화의 주인공을 알아보셨습니까?"

나는 고개를 돌려 그림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멎었다. 그림 속 인물은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환영합니다, 주인님." 셰프가 말했다. "당신이 돌아오기를 50년간 기다렸습니다."

그날 밤, 나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이 호텔의 일부였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맛본 요리들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는 열쇠였다는 것도. 지금도 가끔, 그 호텔 맛집의 문을 열면 누가 들어올지 궁금해진다. 아마도 당신일지도 모른다. 빨간 도장이 찍힌 카드 한 장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