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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맛집

마지막 맛집: 이별의 맛을 아는 곳

그와 헤어지러 가는 장소로 맛집을 고른 것은 내가 아니었다. "적어도 마지막은 맛있게 먹고 헤어지자"라는 그의 문자가 도착했을 때, 나는 그것이 얼마나 잔인한 제안인지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 우리의 추억 목록에 '이별한 맛집'이라는 항목이 추가될 것이다.

간판도 없는 골목 안쪽, 그가 예약했다는 작은 식당은 6개의 테이블만 있는 아담한 공간이었다. 우리가 자리에 앉자 셰프가 직접 테이블로 와 오늘의 코스를 설명했다. 와인이 따라지고, 첫 번째 요리가 나왔다. 접시 위에 놓인 완벽한 플레이팅은 마치 작은 예술 작품 같았다. 향신료의 향기가 공기 중에 퍼졌다.

"여기 어때?" 그가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다정했지만, 눈빛은 이미 멀리 가 있었다.

"너무 완벽해." 내 목소리가 떨렸다. "이별하기에는 너무 완벽한 장소야."

우리는 음식을 먹으며 대화했다. 세 번째 코스까지는 연인처럼, 네 번째 코스부터는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이야기했다. 디저트가 나올 즈음에는 이미 타인이 되어 있었다. 음식의 맛은 기억나지 않았다. 내 혀는 작동했지만, 미각은 이미 상실한 듯했다.

계산을 마치고 식당을 나서는 순간, 그가 내 손을 잡았다. 마지막으로. "이 식당, 비밀인데... 사실 다음 달에 문을 닫아. 셰프가 해외로 떠나기로 했대. 우리가 마지막 손님 중 하나래."

그 순간 이상한 위로를 느꼈다. 우리의 이별이 이곳의 마지막과 겹친다는 사실이. 적어도 이 장소에 다시 올 일은 없을 테니. 누군가와 함께.

"그럼 우리 모두 새로운 맛집을 찾아야겠네," 내가 말했다. 그는 웃었다. 슬프지만 진짜 웃음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그날의 메뉴판을 훔쳐 나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떻게 주머니에 들어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그날 우리가 먹은 음식들의 이름이 적힌 종이 한 장. 그리고 그 아래 작게 적힌 메모: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식사는 누구와 함께했는지에 달려있습니다."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 나는 음식의 맛을 더 예민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마치 이별이라는 강렬한 향신료가 내 미각을 일깨운 것처럼. 때로는 혼자서 식사를 하다가 문득 그때의 맛을 기억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날의 맛은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이별의 맛만이 선명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