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호텔비밀

호텔의 비밀: 1408호의 귓속말

체크인 카드를 건네며 그녀는 미소 지었다. "1408호입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그녀의 눈빛에서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꼈지만, 나는 그저 피로 때문이라 생각했다. 마지막 소설이 처참하게 실패한 후, 이 오래된 호텔에서의 1주일은 내게 새로운 영감을 줄 것이라 기대했다.

복도를 걸을 때마다 벽지의 금박 무늬가 내 움직임을 따라 미세하게 꿈틀거리는 듯했다. 방문을 열자 묵직한 공기가 폐를 채웠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바다는 검은 잉크처럼 펼쳐져 있었고, 파도 소리는 누군가의 숨소리처럼 규칙적이었다.

첫날 밤, 나는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깊은 수면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꿈을 꾸었다. 내 방과 똑같은 1408호에서 한 여자가 의자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말했다. "이 방은 기억을 지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침대 옆 테이블 위에는 내가 쓴 적 없는 노트가 놓여 있었다. 내 필체로 가득 찬 페이지들. '그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같은 문장이 수십 번 반복되어 있었다.

프런트 데스크에 내려가 물었다. "1408호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나요?"

직원은 표정 변화 없이 대답했다.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만. 단지... 작가들이 특히 좋아하는 방이죠. 영감이 넘친다고들 합니다."

그날 저녁, 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는 동안 거울에 김이 서렸다. 누군가가 그 위에 글자를 남겨놓은 듯했다. '끝내지 못한 이야기'

호기심에 미쳐 호텔 역사를 조사했다. 50년 전, 유명 작가가 1408호에서 마지막 원고를 쓰다 사망했다는 기록을 발견했다. 그의 미완성 소설은 찾지 못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이후 이 방에 묵은 열두 명의 작가들이 모두 비슷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다.

방으로 돌아왔을 때, 노트북이 켜져 있었다. 화면에는 내가 쓰던 새 소설의 첫 문장이 떠 있었다. "그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때 깨달았다. 이 방은 미완성 이야기의 무덤이 아니라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 작가를 부르는 곳이었다. 벽에서 희미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내 펜을 들고, 나는 결심했다. 이 방의 비밀은 내 이야기가 될 것이다. 혹은 내가 이 방의 비밀이 될 것이다. 호텔은 항상 그렇게 작가들의 영혼을 수집해왔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