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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생존

호텔 생존: 402호의 마지막 손님

열쇠를 받는 순간, 나는 이 호텔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사람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프런트 데스크의 직원이 내게 건넨 카드키에는 '402'라는 숫자가 깔끔하게 새겨져 있었고,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경고였어야 했다.

호텔 로비는 대리석 바닥이 반짝이며 샹들리에의 빛이 천장에서부터 쏟아져 내렸다. 그 화려함 속에 숨겨진 적막감이 이제야 의미를 갖는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탔을 때 맡았던 희미한 소독약 냄새, 복도를 걸을 때 들리던 내 발소리만의 울림, 그리고 다른 객실에서 들려오는 소리의 완벽한 부재.

402호 문을 열자마자 창가로 달려갔다. 도시의 야경이 아름답게 펼쳐졌지만, 거리에는 차도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창문을 열려고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모든 창문이 봉인되어 있었다. 그때 텔레비전이 저절로 켜졌다.

"친애하는 402호 투숙객님, 축하합니다. 당신은 '생존 호텔'의 마지막 참가자로 선정되셨습니다."

화면 속 앵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호텔에는 현재 12명의 참가자가 각기 다른 층에 머물고 있습니다. 3일 후, 오직 한 명만이 살아서 호텔을 나갈 수 있습니다. 각 방에는 생존에 필요한 도구가 준비되어 있으며, 다른 참가자들의 방 번호는 미니바 안에 있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미니바를 열자 작은 봉투가 보였다. 그 안에는 11개의 방 번호와 간단한 메모가 있었다. "첫 번째 희생자는 이미 선택되었습니다. 205호를 확인하세요."

다리가 떨렸지만, 나는 205호로 향했다. 문은 열려 있었고, 침대 위에는 몸이 차가워진 남자가 누워있었다. 그의 손에는 쪽지가 쥐어져 있었다. "용서하세요. 이 게임에 참여할 용기가 없었습니다."

나는 방으로 돌아와 문을 걸어 잠갔다. 옷장을 열자 작은 망치와 몇 개의 나이프, 그리고 붕대와 응급 처치 키트가 있었다. 침대 밑에서는 작은 물통과 비상식량을 발견했다. 호텔은 우리를 죽음의 게임으로 초대한 것이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도시의 불빛들이 하나둘 꺼져갔다. 나는 선택해야 했다. 게임에 참여하여 살아남을 것인가, 아니면 205호의 남자처럼 스스로 게임을 포기할 것인가. 손에 쥔 카드키가 차갑게 느껴졌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11명이 죽어야 했다. 아니, 이제는 10명이다.

전화기를 들었지만 통화음 대신 기계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의 첫 번째 미션은 606호에 방문하는 것입니다. 성공적으로 귀환하면 추가 식량을 제공합니다."

문을 열자 복도는 어둠에 잠겨 있었다. 다른 참가자들도 같은 메시지를 받았을까?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향해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호텔의 화려한 인테리어가 이제는 생존을 위한 미로로 변해 있었다. 망치를 손에 쥐고 606호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으며, 나는 깨달았다. 체크아웃을 하는 그날까지, 이 호텔은 내 무덤이 될 수도,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